한국일보

탈법풍조와 한인사회

2010-08-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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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뉴스와 뱃 뉴스. 어느 것부터 말할까. 아무래도 굿 뉴스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사를 제쳤다. 그 정도가 아니다. 세계 넘버 1 전자업체로 부상했다. 현대자동차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가 겁을 먹을 정도다.

한국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분야는 하나 둘이 아니다. 조선업, 반도체, 심지어 라면 수출에 있어서도 세계 톱 수준이다. 기술력에서도 마찬가지로 IT분야에서는 ‘수퍼 파워’급이다.

김연아를 배출했다. LPGA는 태극낭자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분야에서도 한국은 이제는 세계정상수준이다. 양궁에서 심지어 빙상 경기에 이르기까지.


굿 뉴스는 그렇다고 치고 이번에는 뱃 뉴스 차례다. 전 세계 최저 출산율을 보유하고 있다. 1명꼴로 가히 재앙수준의 낮은 출산율이다. 이혼율도, 자살률도 세계 톱 수준이다.

또 있다. 교통사고율이다. 한 때는 단연 세계 1위였다. 최근 들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4강수준이다. 한 해에 근 100만 건 정도의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사상자 수는 150만이 넘는다. 자동차 1만 대 당 사망자는 2.9명으로 30개 OECD 회원국 중 28위다.

왜 이토록 사고율이 높은 것일까.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중 사망자 구성비가 특히 높다는 데서 그 답의 일부분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준법정신의 부재, 다른 말로 하면 탈법, 편법 만연사태가 그 근본적 이유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가까운 한인 수퍼 마켓을 가보자. 제멋대로 방치해놓은 샤핑 카트로 다니기가 불편하다. 그런 가운데 자동차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파킹을 하느라고 곡예를 부린다. 그리고 나만 빨리가기 위해 웬만한 교통법규는 무시한다.

나만 편리하다면 된다는 태도가 불러온 태도가 교통체증을 불러오고 교통사고, 특히 보행자를 치는 유형의 교통사고를 많이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만 편하면 된다’는 발상은 운전문화에서만 찾아지는 게 아니다. 골프장 부킹에서, 노인아파트 입주 신청 등 한인사회 생활전반에서 엿볼 수 있다.

몇 푼의 급행료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나 중심의 탈법적 생활방식이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사회의 범죄 중 가장 많은 게 사기범죄라는 것이 일선 수사관의 실토다. 무엇을 말하나. 편법, 탈법주의 만연풍토의 필연적 결과가 사기사건의 범람이라는 이야기다. 정부당국의 의료와 복지 혜택에 대해서도 사소한 위반에서, 남용으로, 사기로 그 악용 정도가 대담해지면서 불법을 관행으로 여기는 불감증이 만연된 상태다.

원칙과 법에 대한 느슨한 관념 때문인지 또 공적 기금을 모았다 하면 반드시 탈이 나다시피 했던 것도 한인사회의 그동안 전통이었다.

요즘도 공적기금을 둘러싼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노인센터건립을 위한 기금관리가 불투명하게 이루어졌다는 주장에 따른 의혹이다. 전직 한인회장 등 지도급 인사들이 간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은행들도 관련돼 있다.

그런 만큼 노인센터건립기금 관리에는 0.01%라도 불투명한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공적자금의 투명한 관리야말로 만연한 편법, 탈법풍조 타파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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