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한인교회 김영진 목사는 지난해 당회원들 앞에서 2010년 6월 말 은퇴해 교회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교인들의 신임이나 연령으로 볼 때, 또 임기도 많이 남아 있어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그의 은퇴선언은 교인들을 당혹케 했다. 당회원들의 만류에도 그의 의사는 확고했으며 약속한 대로 지난 6월 말 교회를 떠났다.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새로운 목회자가 부임할 시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은퇴의 변이었다. 김 목사는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교회를 떠난 후 교회에 일체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다.
한인사회에는 목회권을 성공적으로 이양하고 있는 모범적인 교회들이 적지 않다. 대형 교회인 나성영락교회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교회를 세운 창립자들이 은퇴 후 수렴청정하려 드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서 목회권 이양과 관련해 나성영락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깨끗한 모습은 “과연 교회답다”는 평을 듣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한때 나성영락교회와 함께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로 꼽혔던 동양선교교회는 목회권이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랜 갈등에 휩싸여 왔다.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교회의 새 목회자로 청빙됐던 홍민기 목사가 청빙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목회자 공백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동양선교교회는 이 교회 개척자가 은퇴한 후 3명의 목회자가 거쳐 갔다. 홍 목사가 취임했더라면 그는 동양선교교회의 5번째 담임목사가 되었을 것이다. 1.5세 이민자 출신으로 이민교회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던 그는 청빙수락 쪽으로 기울었다가 마음을 바꿨다. 아마도 “반대하는 사람은 일어서라”고 하는 등 청빙결정 총회가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심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한때 교인 수 5,000여명을 자랑하던 동양선교교회는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교회였다. 하지만 몇 차례의 내부 분규를 겪으면서 교인수도 세포 분열해 지금은 고작 1,000명을 넘는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원로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회 정통성 회복위원회’와 이에 대립하는 교인들로 나뉘어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교회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규의 상당 경우는 원로목회자와 담임목사 간의 관계 설정에서 비롯된다. 특히 원로목사가 창립자일 경우 더욱 그렇다. “내가 세운 교회”라는 의식을 철저히 버리지 않으면 담임목사의 교회 운영이 마뜩치 않을 경우 간섭과 잔소리를 하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갈등이 생겨난다. 은퇴 후 물리적으로 아예 완전히 교회를 떠나는 은퇴 목회자들의 처신은 이런 갈등을 예방하는 현명한 자세라 할 수 있다.
또 교회 재산과 관련한 분쟁이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동양선교교회도 주차장 부지 매입과 관련한 이견과 다툼이 교회 전체의 분쟁으로 커진 경우다. 한인사회 역사가 길어지면서 많은 교회들은 현재 목회권이 1대 목회자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인 교계는 현재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종교개혁을 한 마틴 루터는 “하나님은 교회를 만드셨고 악마는 교회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든 교회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뼈아픈 경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