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의 변혁이 필요하다

2010-07-2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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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 된지도 40년에 이른다. 그 뿌리는 계약기간이 끝난 서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데서 찾을 수 있는데, 1965년 새로운 이민개혁법을 도입하여 대륙별 쿼터제가 시행되고 전문직 문호가 확대됨으로써 많은 한국인이 꿈을 찾아 미국 이민을 결행하게 되었다.

그들이 가족을 초청하고 그 가족이 또 다른 가족을 초청해서 지금은 200만 명 이상의 한인들이 대도시는 말할 것 없고 지방 곳곳에 살지 않는 지역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한인동포들은 어느 나라 이민자보다도 성실하게 일해 사업을 일구고 집도 장만하고 자녀들을 좋은 학교 보내어 최소한 절반의 꿈을 이루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인사회는 양적으로 팽창을 하면서도 질적으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이곳도 동포사회의 소위 지도급 인사라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추한 파행 때문이다.


성공한 이민의 나머지 절반의 꿈은 무엇인가? 자존심 강하고 과시하기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그것은 자신을 나타내는 신분, 곧 명예가 아닐까 싶다. 한인사회에서 감투에 유독 연연하는 부류를 살펴보면 학벌이 신통치 못하고 좋은 직장이나 큰 사업체에서 변변한 지위에 앉아보지 못했던 함량부족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감투가 지난날의 자신의 콤플렉스, 가슴 속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죽어라 놓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줄만 잘 잡으면 한국의 전국구 국회의원 자리도 넘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터이니 점입가경이 될 판이다.

지역 한인회는 명칭만 그럴 뿐이지 결코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인회장도 마찬가지이다. 한인회장이라고 해서 누가 특별히 알아주지도 않는다. 혼자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일쑤이다.

LA 한인회장은 몇 십만 한인 가운데 겨우 3천표도 못되는 지지표로 대개 선출이 된다. 그것도 일가친척, 친지에다가 노인회, 봉제업체, 재향군인회 등 표가 많은 단체를 동원해서 당선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다.

이번 한인회장은 두 사람이나 된다고 한다. 한 사람은 두 번이나 무투표 당선이고 또 한 사람은 자기편끼리 모여 뽑았다고 한다. 누가 한인회장을 시켜줬단 말인가. 스스로 회장이라고 해서 회장이 된다면 너도 나도 나서서 족히 수천 명의 한인회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최소한의 양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당장 사퇴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한인회를 개혁할 좋은 기회인 것 같다. 한인사회를 대표할 기관이 되지 못하면서 선거 때마다 막대한 자금을 낭비하고 동포 간에 분열과 갈등만을 조장시켜온 한인회를 차제에 축소해서 봉사나 직업훈련 기능만 담당하도록 바꿔보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대내외적으로 한인사회를 대표할 사람이 필요할 터인즉 일간지와 종교계를 포함,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한인사회가 공인하는 10개 이상의 단체와 기관의 장들이 3년 임기의 (한인동포)대표, 서기, 회계, 세 사람을 뽑되 각각 1년씩 직책을 서로 교대하여 맡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한인회처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듯한 명칭을 갖게 해서는 재외동포 참정권이 존속하는 한 계속 큰 골칫거리로 남게 될 것이다.


조만연 /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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