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쉼과 사랑의치료제(홍려봉 한의학 박사)
2010-06-15 (화) 12:00:00
에에취~ 환자분의 재채기 소리에 재빨리 “bless you” 하고 싱긋 웃어준다. 벌써 6월임에도 조석으로 기온 차로 인해 많은 이들이 감기에 걸린 것을 볼 수 있다. 감기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 감기에 걸릴 때는 잠시 쉬라는 사인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우리 몸에는 자연 치유 능력이 있다. 하지만 몸에서 쉬라는 사인을 보냈음에도 자연적 치유의 시간을 갖지 않을 경우 더 큰 병으로 찾아온다. 우리는 원래 한 사람 한 사람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저마다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우리의 건강과 아름다움은 파괴되고 자연치유 능력마저 무력해진다. 많은 분들이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쉴 수 없다고 한다. 가끔 사회,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음에도 건강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들이 있다. 그럴 때면 초등학교 시절 붓글씨 대회에서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썼던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대학시절 지독하게 감기에 걸린 적이 한 번 있었다. 잘 아프지 않는 편인데, 그때는 움직이기조차 힘들만큼 아팠다. 그때 한 선배(나이가 같아 친구처럼 지내기도 했음)가 한약도 지어주고, 죽도 끓여주고 물수건으로 머리열도 식혀주고, 쉬지 않고 안마도 해주며 온종일 내 옆을 지켜줬다. 아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보고 싶은 엄마 대신에 사랑과 정성으로 간호하던 그 친구로 인해 외롭지 않았다. 물론 난 다음날 씻은듯이 낳았다. 간혹 실연을 당하면 이유 없이 열이 나고 전신이 아프며 심한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사랑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데 그런 이유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유학 당시 타국생활에 몸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혹시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아 주는 것은 어떨까?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서 아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부족한 게 없어 보이지만 채워지지 않는 사랑은 우리를 아프게 한다. 어쩌면 감기에 걸린 많은 이들이 기온의 변덕스러움 때문이 아닌 각박하고 삭막한 세상으로 인한 따뜻한 사랑의 결핍때문은 아닌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