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한나(화가 및 도예가)

2010-05-1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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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그 구원의 동반자

어린 시절부터 무턱대고 쓰고 싶었다. 간절히 그리워하고, 문학소녀로 변장하고 싶었다. 센티멘털리즘에 빠지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소화시킬 수 없는 건방진 꿈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삶의 향기가, 시선과 공간이, 모두 시심이 스쳐간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랫동안 지휘자 없는 난해한 연주자처럼 좋아 했다.

선생님 가르침도 없는 유치원생에서 벗어나지 못한 풋내기였다. 읽고 쓰는 것, 취미 삼아 쓰곤 했다. 마음들을 훔쳐간 자리가 문학소녀로 티를 내고 싶었다. 유안진 시인님은<시 한편을 못 쓰면 평생을 후회하는 재앙의 무덤이다>라고 말씀 하셨다. 나에게도 오랫동안 후회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내 눈에 번쩍 들어오는 글씨가 있었다. <제11회 샌프란시스코 문학 캠프> 안내문을 보는 순간 즉시 다이얼을 돌렸다. 문학인들의 모임 자리였다. 초청 강사도 <문학평론가 김종희 교수님>이셨다.

이날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보통 학교 때 소풍 날짜 손꼽아 기다리는 때와 같았다. 나에겐 생전 처음 듣는 본격적인 문학 수업이 아닌가! 여기에다 귀하신 신예선 회장님을 만났다.

문학이 무엇인지 모르는 나에게 뚜껑을 활짝 열어주신 신 회장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모래알같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귀인과의 만남은 문학의 통로를 연결 해주는 선물이었다. 어느새 3박4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뼛속까지 내려가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미처 깨닫지 못한 구절이었다. 그동안 생활 전선에서 바쁘게 살다보니 깊은 잠수함에 재워 두었던, 그 열망이 살아나고 있었다. 바쁜 시간을 보내시는 신 선생님은 지금도 시간을 쪼개어 우리들의 글을 일일이 챙겨주신다.

물론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동료들도 많지만, 아직도 멀고먼 제자들을 다듬어 주시고 보살펴 주신다. 하여 우리는 매달 두 번째 월요일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뛰는 가슴으로 기다린다. 문학이 있어 행복한 삶, 신앙 못지않게 구원인 그 삶은 우리들의 축복이다. 때문에 더욱더 이 문학의 중심에 계신 신예선 선생님의 존재가 귀하고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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