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이정순(코윈 북가주지회장)

2010-05-0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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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회를 다녀와서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를 듣기 위해서 헙스트 극장에 들어서니 좌석은 이미 꽉 차있었다. 그의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물이 흐르듯이 감정이 몰입 되어 아름다운 멜로디에 가슴이 적셔지고 있었다.

가슴으로 듣는 연주는 나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다. 그것은 용재 오닐의 성장해 온 환경의 역경과 아픔이 비올라의 그 섬세한 음색으로 나를 인도했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하나하나의 동작이 몰입된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는 그의 아름다운 감동의 세계에서 오는 그의 숨소리까지도 음악의 한 부분으로 내 가슴에 안겼다.


음악은 인간 영혼의 깊은 곳에 있는 지선의 세계를 여는 것이다. 순수해지고자 노력하는 우리의 영혼을 신의 예지로 연주하는 것이기에 그 날의 연주에 전부를 걸고 있었다. 신의 예지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경지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모든 것을 비올라의 악기에 쏟아 부은 용재 오닐의 역경과 아픔들이 음악 속에 용해되어 아름답게 흐느끼는 연주에서 관객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때마침 음악 공연회가 사순 시기였다. "나를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면 모든 것을 들어 주신다"는 성경구절처럼 그날의 연주회는 그가 음악에 온전히 바치는 모습을 보고 관객들에게 남다른 감동을 주었다.

이 장하고 아름다운 청년을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CD도 사고 싸인도 받았다. 사회의 틀에짜인 부속품처럼 반복되는 생활, 가끔은 싫증나는 일상에서 잠시 이탈할 수 있었던 밤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종종 그날이 그날인 일과를 잠시 접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드라이브라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영재 오닐의 연주회는 나의 가슴을 아름다운 천성인 감동으로 적셨지만 음악의 즐거움, 곧 살아 있음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젖게 하기도 했다. 살아 있음의 감사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 이웃과 함께하는 삶에서 충만한 기쁨을 느끼고 싶다. 그 밤의 연주회처럼 리듬을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 자신에게도, 이웃에게도 인색하지 말자는 다짐이기도 하다. 영재 오닐의 연주회는 이렇게 나로 하여금 삶을 돌아보게 한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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