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안정화 조짐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여러 안정화 현상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주택가격 하락폭이 줄고 있다는 것. 현재 전국 중간주택 가격은 2006년 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전국 384개 대도시 중 약 4분의3 지역의 현재 주택가격 하락폭은 전년대비 5% 정도로 하락폭을 줄여가고 있다. 대도시 중 약 10%는 오히려 주택 가격이 서서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무디스 이코노미와 파이서브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 10년에 걸쳐 진행된 주택가격의 급등락 현상이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셀러, 바이어, 투자자 모두 과거와 달라진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잘 이해해야 주택 매매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CNN 머니가 소개한 최근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소개한다.
4채중 1채꼴 ‘깡통 주택’ … 올 3백만채 차압
모기지 이자율 1%p 올라 초저금리 시대 끝나
달라진 시장 파악 후 매매 나서야 손실 최소화
◇급매성 매물 증가로 인한 주택가격 추가 하락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단독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5~10% 정도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후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은 재정난에 빠진 주택소유주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차압매물 리스팅 업체인 리얼티 트랙은 올해 약 300만채의 주택이 차압통보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현재 주택 4채 중 1채는 모기지 원리금이 시세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주택’ 상황으로 차압률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모기지 고의 연체율도 높아 주택시장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신용평가업체 익스피리언과 올리버 와이먼의 조사에 따르면 모기지 연체자 중 약 18%는 고의 연체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이어 팁: 올해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있는 바이어라면 차압매물의 낮은 가격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차압매물의 가격이 일반 매물에 비해 평균 약 30% 정도 낮지만 그만큼 구입 경쟁도 만만치 않다. 현금 동원력을 앞세운 부동산 투자자들과 경쟁하려면 높은 금액의 다운페이먼트를 제시해야 오퍼 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차압물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주의한다. 일부 차압물의 경우 주택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오퍼가 제출돼 나머지 바이어들이 조급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오퍼 제출 전 집안 상태를 확인하기 힘들다면 가격이 아무리 낮아도 이런 매물은 피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셀러 팁: 올해 집을 팔아야 한다면 차압 매물과의 가격경쟁을 피한다. 올해 차압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가격 면에서 일반 주택보다 평균 약 30%나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은 무리다. 대신 바이어게 유리한 조건들을 내세워 차압 매물과의 경쟁한다면 승산이 높아진다.
주택 상태를 미리 점검해 필요한 수리를 실시한 후 바이어가 별도의 수리 없이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 감소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프로그램이 주택 수요를 일으키는데 유효했지만 주로 중저가 가격대의 주택에 수요가 몰렸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10만~25만달러대의 매물에 대한 재고기간은 약 11개월인 반면 75만~100만달러대의 매물 재고기간은 약 20개월로 두 배에 가깝다.
전국주택건축업협회(NAHB) 따르면 지난해 중간주택 크기는 약 2,100평방피트로 3년 전에 비해 약 200평방피트 줄었다. ‘작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점보 융자에 대한 승인이 일반 융자보다 까다롭고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려는 바이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어 팁: 올해 좀 더 큰 집으로의 이사를 계획중이라면 좀 더 기다려 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주택가격이 이미 바닥을 거쳐 상승중인 지역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고가 주택의 가격이 올 한해 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만약 규모가 좀 더 큰 주택을 구입하기 결정했다면 최근 두달 내에 매매된 매물의 가격을 확인하고 이 가격보다 약 5~10% 정도 낮게 오퍼 가격을 정한다.
▶셀러 팁: 올해 안에 고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면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시장에 내놓고 바이어를 찾는다. 특히 적절한 리스팅 가격 산정이 매매시간을 단축시키는 핵심이므로 명심한다. 가격을 여러 번 인하하게 되면 바이어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차례 정도의 가격 인하를 고려해 리스팅 가격을 산정한다.
소형 주택 수요 늘고 ‘대형’ 줄어
◇이자율 상승에 대비한다.
올해는 부동산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5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의 이자율이 연방 정부가 융자시장 개입에서 손을 떼면서부터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 융자시장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위해 연방 정부가 지난 16개월간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을 구입해 왔으나 이같은 지원책이 지난달 말 종료됐다.
이에 따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의 경우 현재 5%대에서 올해 말 5.3~6%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융자액 규모가 비교적 작은 컨포밍 융자에 대한 이자율이 올 한해 이처럼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점보 융자에 대한 이자율은 현재 수준인 6%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바이어 팁: 주택 구입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 구입에 나서 낮은 이자율의 혜택을 누릴 것인지 아니면 주택 가격이 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인지를 먼저 결정한다. 우선 대부분의 지역에서의 올 연말까지 주택 가격 하락폭이 약 5% 내외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지금 주택을 구입해 낮은 이자율을 ‘락인’(lock-In)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주택 소유주 팁: 현재 시장 이자율이 현재 적용받고 있는 30년 고정 이자율보다 1%포인트 낮거나 변동 이자율을 적용받는 소유주 중 앞으로 5년간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면 지금 재융자를 실시하는 편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30만달러 융자액의 경우 이자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월 약 300달러의 페이먼트를 절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융자 얻기가 여전히 까다롭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적어도 주택구입 금액의 10%가 넘어야하고 크레딧 점수가 720점 이상이어야 한다. 이밖에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주택 보험료 등을 합한 금액이 가구 소득의 31%를 넘어도 이자율이 오를 수 있다.
콘도 구입의 경우 융자 규정이 좀 더 까다롭다. 콘도 구입 때 FHA 론을 얻을 경우 해당 콘도단지의 입주자 중 콘도 소유주 입주율이 최소 70%를 넘어야 융자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점보 융자의 경우도 대개 다운페이먼트 금액이 최소 30%가 넘어야 융자 승인 과정이 순조롭다.
▶바이어 팁: 봉급생활자에 비해 소득이 일정치 않은 자영업자의 경우 융자 승인이 비교적 까다롭다. 이 경우 타 은행을 이용하는 것보다 현재 이용중인 은행을 통해 융자 상담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일정기간 거래를 통해 재정 상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융자 승인이 타은행에 비해 순조로울 수 있다.
만약 콘도 구입을 위한 융자라면 융자 신청 전 해당 콘도 어소시에이션에 대한 재정 건전성 여부와 콘도 소유주 입주율 등도 미리 점검한다.
<계속·준 최 객원기자>
차압물 증가로 주택가격의 소폭 추가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주택상태가 보장이 안 되고 때로는 오퍼 경쟁이 과열되는 차압물을 굳이 고집하지 말고 일반 매물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시간을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올해 이자율이 약 1%포인트 내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