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김정옥(자영업)
2010-03-26 (금) 12:00:00
언젠가 고국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지나치던 젊은 아가씨들의 대화를 들었다. ‘못생긴 것들은 성격도 나빠’라고.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취직이나 결혼을 위해서 아니면 건강상의 이유로 시작했던 칼대는 수술이 어느듯 외모 지상주의로 몰고 간 느낌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것을 우선 좋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래도 외모와 성품을 구별할 줄은 알고 살아왔던 지난 날을 생각하니 마음이 갑자기 서글퍼진다. 얼굴이 예뻐야만 마음이 착하고 S라인의 몸매에 명품을 잘 입어 주어야만 교양이 있다고 믿는 건가.
그래서 못생기면 관심조차 쓸 필요없고 친해지기는 더더욱 싫다는, 설마 그런것은 아니겠지!
2009년 11월 19일부터 영국의 BBC방송국에서 큰일을 저질렀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정오뉴스에 화상으로 안면장애인이 된 제임스 페트리지라는 무명의 남자앵커를 일주일간 내세운 것이다. 볼품없는 얼굴이지만 정감있는 눈빛으로 정성을 다해 그가 전하는 뉴스를 영국시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들었다.
방송이 나간 후에 한 조사 결과는 64%가 찬성 20%는 그저 좀 불편해 보였을 뿐이라고 답했다. 18살때 교통사고로 극심한 화상을 입어 50여 차례에 걸친 수술로 겨우 살아난 사람. 그는 다시 사는 삶을 세상의 편견을 깨고, 장애인들의 잃어가는 자존감을 되찾아 주는 일에 헌신하는 “Changing Face”라는 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궁금하다. 응답이 불분명했던16%.
어느날 TV를 켰는데 아무런 안내 방송도 없이 아주 못 생긴 앵커가 턱 나와 뉴스를 전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할까? ‘왜 저런걸 내 보내’하며 얼른 채널을 돌려 버린 다면, 아뿔사! 바로 내가 장애인이라 생각해도 틀리진 않을것같다. 아름다움은 그 사 람의 말과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시시때때로 교감이 되고 심지어는 무심히 스치는 눈빛에서 조차도 민감하게 읽혀지는 법이다. 이래서 일단 기분좋게 다가 온 예쁜 모 습도 좋은일 힘든일을 겪어 내면서 조화를 잘 이루어 가야만이 비로소 값진 아름다움 으로 자리메김을 하는것 같다. 자신이 살맛나게 예쁘다는 편견의 굴레를 쓴체 생각없는 말들을 이사람 저사람에게 마구 쏟아 내며 살아간다면 한 번쯤 제임스 페트리지의 방송을 찾아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