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김송희(융자 에이전트)

2010-03-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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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빼기

대체적으로 약간 통통한 우리집안의 내력 때문인지 살빼기는 늘 습관처럼 나를 따라 다녔다.중학교 때 우연히 초등학교 내 사진을 보면서 살빼기는 시작되었다.도시락 대신 사과로 점심을,오후 6시가 되면 마당에 가서 줄넘기,밤에는 언니와 함께 미용체조를 했었다.

아프면 살이 빠진다고 하여 아파서 병원에 입원 좀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도 있었고, 가냘픈 여학생처럼 체육시간에 쓰러져보기를 은근히 고대도 했었다.
그러나 타고난 건강체질인지 크게 아프지 않고 지금까지 왔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참으로 감사할 일이지만 말이다.

하루 정해진 식사만 해도 요즈음은 살이 찌는 것 같다.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몸에 지방이 축적된다고 한다.
먹지 않을 수는 없고, 먹자니 부담이고,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주체 못할 식욕이 나를 이끌고 가기도 한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옆에 음식이 있으니까 그냥 무의식적으로 손이 먹는 것으로 갈 때도 있다. 먹거리가 풍부한 미국에서 살찌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음식을 많이 탐했을 것 같다.

주위에 보면 나와 반대로 살을 찌고 싶어하시는 분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때마다 나는내 살을 가져 가다오 라고 외친다. 장기기증도 하는데 왜 살은 기증이 안 되는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참 침 튀기며 열변을 토하는데 가슴한구석에서 탐식”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우리 먹고 싶은데로 먹고서, 살이 찌면 그 살을 남에게 기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음식을 탐하겠는가! 절제를 모르는 채, 끝없이 탐식을 즐기면서 살아갈 것이다. 현재의 나의 쾌락을 중요시 여길 것이고, 내 자아는 더욱더 강해질것이다.
왜 살을 기증할 수 없게끔 우리인간은 만들어졌는지 조물주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다.

기증을 받아도 복원이 어려운 것이 있다면 아마 눈, 귀, 입 일것이다.
보는 것 조심, 듣는 것 조심, 말하는 것 조심, 삶의 뿌리와 기반을 준 하나님의 크나큰 뜻이 있는 것 같아 왠지 숙연해진다.살빼기를 고민하다 그 이상을 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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