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정치인 후원모임’ 결성?

2010-03-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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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보수당 민주당 신민주당 등 캐나다 주요 연방 정당들이 ‘이민자 표심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캐나다통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새삼 한인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주요 3당은 오는 가을 또는 내년 봄에 있을 총선승리를 위해서 이민자들의 표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소수민족 커뮤니티 행사에 앞다퉈 얼굴을 내밀고 있고 갈수록 더욱 빈번해 질 거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이 같은 변화에 한 몫 하듯, 지난주 연방통계청은 “2031년에 이르면 외국출생 시민권 자이거나 부모 가운데 1명 이상이 외국출생자인 사람들이 15세 이상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즉 유색 소수인종이 유권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다. 20년 후에는 현재의 정치구도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어서 이때가 되면 유색 소수인종이 상대적으로 많이 살고 있는 선거구에서는 이변이 속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론에 불과할 뿐 현실화되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겠다. 소수민족의 유권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소수민족이라는 깃발만 내세우면 유권자의 표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면 십중팔구 낭패를 볼게 뻔하다. 소수민족 출신이라 할지라도 캐네디언의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정치인으로 우뚝 서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인의 포부를 꿈꾼다면 그에 걸 맞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각종 모임에 참여해 역량을 발휘해 나가야 하는 것은 필수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지금이 향후 10년 내지 20년을 내다보며 한인동포의 권익을 대변할 정치인을 키워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몇 차례 치른 하원 선거를 통해서 한인 후보자들 역시 정치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캘거리의 김희성씨, 밴쿠버의 이근백씨와 연아마틴씨와 백광렬씨, 노스웨스트준주의 이승신씨 등이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들 역시 한인 정치사에서는 큰 자산이다.
과거 한국 정치에서는 정치인 보스의 이름을 따서 ‘OOO 장학생’이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정치 보스의 ‘문하생’이 되어야만 음으로 양으로 지원을 받아 차기 정치인으로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차제에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가칭)‘한인 2세 정치인 후원모임’이라도 결성하면 어떨까? 밴쿠버와 이웃하고 있는 미국의 워싱턴주에서 한인으로서 최초로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상원의원까지 지내고 있는 신호범 의원이 정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인 2세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인 2세 정치인 후원 장학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신 의원의 정치후배 양성을 ‘롤 모델’로 삼으면 좋겠다.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한 자에게 영광이 주어짐을 기억하자.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안연용 기자 info@i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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