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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칼럼 - MIT 합격률 분석

2010-03-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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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MIT 대학이 올해 합격자를 발표했다. MIT에 합격한 한 한인학생의 경우 2,300점 이상의 높은 SAT 점수와 완벽에 가까운 성적뿐만 아니라 과학 면에 뛰어난 활동을 보였다.

이렇게 성공하는 학생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아시안 학생들이 줄줄이 쓴맛을 본다. 실제로 올해 MIT에 불합격했다는 학생들의 프로파일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한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SAT 2,400점 만점에 학교성적 1등이라는 한 중국학생은 완벽한 AP점수 및 수많은 과학 수상에도 불구하고 불합격했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SAT 1,990에 합격한 흑인학생도 있다고 한다.

MIT를 꿈꾸는 한인 학생들에게 한 가지 충고한다면 무엇인가 과학 면에 아주 특별한 특기나 수상경력 또는 대학 수준급의 연구결과 하나를 만들라는 것이다. 단순한 리더십과 뛰어난 성적으로는 MIT 합격이 만만하지 않다. MIT에서 학생을 평가할 때 아주 높게 평가하는 것은 얼마나 자발적이며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으며 한번 시작한 일을 끝낼 수 있는 끈기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의 학생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학습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MIT 측의 설명이다.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공대로 꼽히는 MIT는 매사추세츠주 작지만 미국 최고의 교육 도시라 할 수 있는 캠브리지시에 위치하고 있다. 하버드대와는 불과 수마일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 위치한다. 하버드와 MIT의 관계는 아주 밀접하다. 학생들이 서로의 대학에서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으며 교수들 간의 연구 활동 또한 협력관계로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하버드와 MIT를 보고 있노라면 최고의 두 강국이 협력하며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하버드생 뿐만 아니라 MIT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MIT에 입학한다는 것이 하버드에 버금가게 힘들며 MIT 졸업생들 역시 사회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MIT는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그 합격률이 10% 미만으로 내려갔다. MIT의 올해 합격률을 분석해 보면 합격률은 9.7%, 이중 조기지원(Early Action) 합격률은 10.4%, 정기지원 합격률은 9.3%였다. 다른 사립대학들과 달리 MIT의 경우 조기지원을 한다고 합격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 특징 중 하나다. 2003년 합격률이 16.4%이었고, 이후 그 합격률은 계속해서 낮아지다가 처음으로 10% 벽마저 깨버렸다. 합격자 중 남학생이 53%, 여학생이 47%였고 아시안 학생이 무려 30%를 차지했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지원자들 중 valedictorian인 학생(학교성적 1위)수가 2,196명이었는데, 이중 단 427명, 즉 25%만 합격증을 받았다. 단순히 학교에서 1등을 한다고 합격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도 아닌 것이다.

외국인 학생의 경우 MIT 합격증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올해 합격자중 단 7%뿐이었고 합격률은 겨우 3%에 불과했다. 무려 33대1의 경쟁률인 것이다. 참고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더라도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아닌 모든 학생이 외국인 학생으로 간주된다.

수학이나 과학에 뛰어난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대학이며,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하지만 MIT에서 공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MIT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학습량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도 힘겹게 느낄 정도이며 학생들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오죽하면 MIT에서 공부하는 것이 소화용 호스로부터 직접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불만이 있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MIT뿐만 아니라 최고 명문대학생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한다는 것이다. www.MyIvyDream.com 213-381-3949


이정석 /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아이비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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