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 학점 관리 신경 써야… 인생 진로 좌우하는 ‘열쇠’

2025-07-14 (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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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학금·전공·졸업·대학원’에 영향
▶ 장학금·특정 전공, 높은 학점 요구

▶ 2.0 미만은 학자금 지원 자격 상실
▶ ‘재수강·튜터링’으로 꾸준히 관리

대학 합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학점’(GPA·Grade Point Average)이다. 고등학교 시절 높은 학점을 유지해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학점은 대학 입시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 후에도 대학 생활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대학 생활에서의 학점은 장학금 수혜 여부는 물론, 원하는 전공 선택, 졸업 자격, 대학원 진학을 좌우한다. 반면 학점이 낮으면 연방정부 학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 심할 경우‘학사경고’ 또는 유급이나 퇴학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고등학교 학점이 대학 입학을 좌우하는 요소였다면, 대학 재학 중 학점 관리는 인생 진로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다.

■ 대학에서 ‘좋은 GPA’란?

대학의 성적 평가 방식은 고등학교와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엄격하고 복잡하다. 대부분의 대학은 ‘퀄리티 포인트’(Quality Points)를 반영한 정밀한 성적 산정 방식을 사용하며 학과나 전공에 따라 자체 기준이나 ‘상대평가’(Curve)를 적용하기도 한다.


대학 교육 전문가들은 최소한 평균 C 수준인 GPA 2.0(4.0 만점 기준)은 유지해야 연방 학자금 지원 자격을 유지하고 졸업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기준은 대부분 대학에서 ‘성적 양호’(Good Academic Standing)로 간주하는 최소 조건이다.

■ 장학금·특정 전공, 더 높은 GPA 요구

일부 장학금, ‘우수 학생 프로그램’(Honors Programs), 특정 전공 과정은 ‘성적 양호’ 기준보다 높은 GPA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샌디에이고주립대’(SDSU)의 경우 간호학 전공 학생에게 일반교양 및 과학 과목에서 평균 B 이상(GPA 3.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다른 전공은 GPA 3.2를 요구하기도 한다.

SDSU 측은 “학생들이 인프라 건설, 간호, 교육 등 졸업 후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사고력과 성취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평가하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학은 전공에 따라 ‘직접 입학’(Direct Admission)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 입학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전공에 진학하려면 고교 GPA가 높아야 유리하기 때문에 대학 지원 전 GPA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고교 시절 과목 성적이 낮을 경우, 대학에서 학점 인정이 안 되는 보충 수업을 들어야 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 ‘학장 명단’ GPA 기준은?


공식적으로 우수 학생으로 인정받을 기회인 ‘학장 명단’(Dean’s List)에 오르기 위한 최소 학점 기준은 대학 및 전공별로 다르지만, 대개 최소 GPA 3.5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일부 대학은 ‘총장 명단’(President’s List)과 ‘부총장 명단’(Provost’s List) 등 한단 계 더 높은 우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경우 각각 GPA 4.0, 3.7 이상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다.

‘샌디에이고주립대’(SDSU)의 경우 학장 명단에 오르려면 ‘성적 양호’ 상태 유지와 함께 GPA 3.5 이상을 충족해야 하고 일부 전공은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 트리니티 예술과학대학의 2024년 가을 학기 학장 명단 기준은 GPA 4.0이상이었고, 뉴욕대의 경우 평균 GPA 3.65 이상이어야 학장 명단에 오를 수 있다.

대학 교육 전문가들은 “학장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은 동급생보다 우수한 성취를 증명한 것”이라며 “이는 높은 수준의 역량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의미로 많은 기업이 선호하는 채용 조건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한편,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적어도 GPA 3.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별 기준은 다르지만, 대부분 대학원 입학 최소 요건으로 GPA 3.0을 요구한다.

■ GPA가 낮으면?

GPA가 2.0 미만인 학생들은 학사 경고 등 여러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 SDSU의 경우 GPA가 2.0 아래로 떨어진 학생에게 ‘학사 주의’(Academic Notice) 경고를 통보한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사 주의는 처벌이 아니라 ‘학생이 학업이나 개인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다.

SDSU는 학사 경고를 받은 학생을 위해 ‘바운스 백’(Bounce Back)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과정은 1학점짜리로 시간 관리, 시험 전략, 공부법, 장애 극복 요령 등을 가르친다.

학교 측은 “성적이 떨어져도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학교가 조기 개입해 해당 학생의 GPA를 관리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GPA 미달 학생은 연방 학자금 지원 자격을 잃고 심할 경우 퇴학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연방 교육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GPA 기준 미달로 학자금 지원을 상실한 학생은 우선 학교 측에 연락해 이의신청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연방 학자금 지원을 다시 받으려면 학교가 정한 ‘학업 진전’(Satisfactory Academic Progress)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 ‘재수강·튜터링’으로 관리

대학에서 GPA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지만, 어떤 방법을 택하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를 사교 활동보다 우선시하고, 시간 관리 방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테네시 주립대 녹스빌 캠퍼스의 아만다 샤프 아카데믹 성공센터 소장은 “한 학기의 성적이 학생의 인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라며 “중요한 것은 성적이 떨어졌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충고한다.

낮은 성적을 회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해당 과목을 재수강하는 것이다.

재수강의 경우 학교마다 재수강 가능 횟수나 조건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끼면 튜터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튜터링 참여를 부끄러워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튜터링을 받는 학생 대부분은 이미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좋은 성적 유지를 위해 튜터링 기회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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