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의 노래

2010-03-22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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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행원 /애난데일, VA

저 멀리 언덕 너머에서
너울거리며 춤추던 아지랑이
뒤뚱거리며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귀볼 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봄기운에 흠뻑 취한 아이
몇 발자국 못가 땅에 주저 앉더니
꿈틀거리는 대지의 리듬에 맞춰
궁둥이를 쳐들고 엉금엉금 기어간다.

고사리 같은 아이의 손엔
꽃 망울의 속삭임이 들려 있다.
어느새 아이의 고운 숨결 속으로
대지의 웅혼한 기상이 스며들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
손에 쥔 꽃 망울이 활짝 피어나
온 세상에 맑은 향기를 펼치는 날까지
봄의 노래는 우리 곁에서 계속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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