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다가 화장실을 간다든지, 소변이 여러 갈래로 나올 때면 열심히 살았던 나의 인생도 내리막길을 향하지나 않은지 고민에 빠진다. 모아 놓은 돈도 없고, 직장에서 내몰리지나 않을까 걱정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남자들이 아무리 아내더러 큰소리를 쳐봤자 먹혀들지않는다. 이때 쯤이면 은퇴를 생각해보게된다.
은퇴한 노부부가 캠핑 카의 (RV: Recreational Vehicle) 범퍼에다 “은퇴했음. 직장도, 전화도, 친구도, 돈도 없음”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것을 보며, 그들이 가진 시간적인 여유를 부러워도 했었다.
결혼은 둘이 함께 살려고 하는 것인데, 마누라가 직장 일에다, 교회 일한답시고 얼굴보기가 힘드니, “내가 결혼했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한 때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부들을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그들은 24시간 부부가 함께 붙어다니니까 정말 실감나는 결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은퇴 첫날엔 느긋한 기분을 느낀다. 시간 맞춰 직장 나갈 아무런 스트레스도 없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면 그만이다. 부시시 눈뜨고 일어나 샤핑을 가도, 도로는 한산하고, 자신만을 위해 백화점이 문을 연 것처럼 느껴진다. 드디어 “나의 세상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잠시 빠진다. 그러나, 일을 안하는만큼 수입이 줄어든다. 봉급날인줄 알고 은행 잔고를 쳐다봐도 그냥 그대로인 것을 확인할 때 비로소 은퇴가 만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은퇴를 하려는 남자들이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가 충분한 경제적인 준비다. 의술의 발달로 적어도 여든살까지의 수명은 염두에 둬야한다. 주변에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지만, 당장 암이나 다른 질병으로 고생하지 않는다면 여든살까지의 경제적인 준비는 필요하다. 절대적인 금액으로 환산을 못하는 것은 각자의 생활 양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의 연금이나 소셜 연금에만 의지해야할 은퇴라면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
둘째로, 아내의 바가지는 세월이 흐를수록 긁는 소리가 더 커진다. 하루 종일 얼굴을 맞대고 봐도 아내의 바가지가 자장가처럼 들린다면, 은퇴는 여생의 행복을 가져온다. 남편만 평생 직장을 다녔다면 수입의 감소로 불안해하는 아내의 바가지를 견딜 수 있어야 보람된 은퇴를 할 수있다. 아니면, 계속 직장나가는 것이 더 속 편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같이 있는 시간을 최소로 줄일 수 밖에 없다.
특히,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아내들에게 아무리 성경의 에베소서 5:22의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하라…”는 구절을 보여줘도 통하지않는다. 더구나, 아내가 교회의 무슨 집사나 권사라면 말의 씨가 먹혀들지 않는다. 그런 아내들은 목사를 남편보다 더 섬긴다. 창세기 1:15에 선악과를 먹은 아담더러 하나님께서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하고…”라고 하셔서 그런지 남편을 “평생 웬수”라는 여집사들도 많이 봤다.
남편의 은퇴 후에도 아내가 계속 직장을 나간다면, 집안에서 노는 남편에게 매일 할 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감수할 수 있다면 은퇴를 고려해볼 수있겠다. 집에서 노는 남편 밥벌어먹이는 게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셋째로, 혼자서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한다. 하루종일 아내의 꽁무니만 따라다닐 것 같으면, 은퇴 생각을 접어야한다. 이런 사람은 직장에 계속 다닐 수 있으면, 입다물고 출퇴근하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다. 은퇴 후, 편안하게 같이 대화할 상대가 없다면, 차라리 직장에 나가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다. 미국 직장 생활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매일 “감사합니다”하고 직장으로 계속 나가는 것이 오히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다.
혹시 평소에 못했던 사회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다면, 베푸는 은퇴 생활은 상당한 보람을 느끼게한다. 남자들이여, 은퇴하려거든 후회없는 은퇴를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