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대는 소유적 인간인가?

2010-03-1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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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가끔 없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없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있어서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린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 너무 많은 것들 때문에 버거워 하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우리는 소유를 욕구한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소유냐, 존재냐’ 라는 책에서
소유의 허망함을 꼬집었다.
소유적 인간은 끊임없이 무엇인가 소유하려 하고
그 소유물로 세계와 나의 관계를 결정지으려 한다.
존재를 위해 소유하려고 하지 않고
소유를 위해 존재하는 인간이다.
카니발리즘으로 잘 알려진 식인 풍습이 있다.
식인 풍습은 사람을 먹으면 그 사람이
소유한 능력을 내가 소유할 수 있다는
주술적 소유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웃기는 짜장 이야기이지만.....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고대로부터
이러한 비이성적인 형태로 존재해 왔다.

가진 것에 의존하는 소유적 인간은 폐쇄적이다.
교만과 욕망과 이기성의 울타리에 스스로 갇혀 버린다.
그리고 그 울타리를 넘어 오려고 하는 자를
가차없이 밀어낸다.
그 과정속에서 때로는 전쟁도 살인도 일어난다.
소유적 인간은 무엇인가 새로운 존재관계를 위해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들이 외치는 구호는 “ 이대로!” 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대로 주저 앉으려 한다.
그저 빵 한 조각을 더 얻어 먹으려고 하는
소유적 인간으로 전락하면서...


그러나!!!
이대로는 안된다.
팔 하나가 없어도 일어나야 한다.
다리 하나가 없어도 일어나야 한다.
서로가 팔이 되어주고, 서로가 다리가 되어주어
아름다운 춤을 추듯
우리는 그렇게 더불어 함께 춤을 추어야 한다.
사람사는 세상은
소유하기 위함이 아닌,
더불어 존재하기 위한 세상이어야 한다.

조명철
수도장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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