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
2010-03-16 (화) 12:00:00
“사람 목숨 허무해라
물거품일세
80년 한 평생이
봄날의 꿈이어라
인연 다해
이 몸뚱이 버리는
날
한 덩이 붉은 해가
서산으로 진다”
후박나무 꽃잎처럼
잠든 숲을 적시는 밤비소리조차 무거워
소리 없이 타며
비우고 버린 삶
죽음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지는 것
그림자 없이 살다 간
큰 버림을 실천한 철학의 무소유
버림은 자유하는 것
자연 속에 무욕으로 살아온 무소유
끝내
골분(骨粉) 담을 부도(浮屠)도 없이
만장 하나 없이
입던 얇은 무명 장삼에 관(棺)도 없이
시간과 공간을 아름답게 버리며
다비에 잠드신 무소유 법정스님
열반(涅槃)으로 가시는 발걸음 가벼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