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안희경(번역작가)

2010-03-10 (수) 12:00:00
크게 작게

▶ 토요다를 용서한다고 했다

최혜연씨와 통화를 했다. 13년 전 토요다 코롤라를 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차의 결함으로 사고를 당한 분이다. 거의 전신마비가 되었다. 이제는 많은 한인 교포들이 그녀를 안다. 그의 이름 속에서 끊임 없이 노력하는 성실함과 올곧음을 떠올린다.

운전사 과실로 밀어 부치던 토요다가 한 때 백만불을 제시했다. 최혜연씨는 거절했다. 본인 만의 진실이 아니라 희생자가 더 있을 거라는 마음의 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남편은 공학박사이다. 그래서 차의 결함을 의심할 수 있었고, 증거를 찾아 낼 수 있었다. 결국 그들은 법정으로 제대로 의심 한 번 못하고 받아들여야 했던 남 모르는 사람들의 짐까지 지고 갔던 것이다.

2월 말 극적으로 그녀의 케이스가 청문회에 등장했다. 손가락을 쓸 수 없는 상태지만 손에 깍지를 끼고 최혜연씨는 컴퓨터 자판을 눌러왔다. 컴퓨터에 앉으면 그 전자파 만으로도 온 몸이 오그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13년을 쉼 없이 두드려왔다. 그 노력이 진실의 싹을 틔운 것이다. 그리고 진실에 최혜연씨는 기도로 정성을 모아왔다. 컴퓨터에 앉아 있는 짧은 시간을 제외 하고는 온 종일 기도를 한다. 때론 일부러 욕창이 생기도록 무리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다. 덧난 자리를 치료하려면 침대에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하고, 그럼 긴 시간 기도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