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명 받는 북한 인권문제

2010-03-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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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캐나다에 북한 탈북자가 10여명 살고 있습니다.”
최근 밴쿠버를 방문한 한국 정치인 설명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탈북자들의 캐나다 유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들이 북한을 탈출한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에 캐나다로 이민왔는지, 아니면 난민으로 캐나다에 들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카엘 장 총독은 3일 개원연설에서 “정부는 세계 안전과 인권 문제에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총독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가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당면한 위험이라는 점을 분명히 언급한 뒤 미국과 협력해 핵안보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총독의 개원연설은 북한 인권 문제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점과 북한 핵 문제는 세계 안보의 중대한 위협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캐나다는 북한 문제의 제3자가 아니다. 2001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캐나다는 북한 주유엔대사가 주캐나다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캐나다는 한국 주재 캐나다 대사가 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캐나다는 북한 문제의 제3자가 아닌 중재자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나라이다.
현재 국제 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를 두 가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이 한 부류이고, 순수 구호 · 원조 차원에서 식량 등을 지원하는 단체들도 있다.
사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단체는 북한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북핵반대 등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민간단체는 인도적 차원에서 구호품을 북에 보내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는 뜨거운 감자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과거 정권의 소위 ‘퍼주기 정책’에 대한 비판이 뜨겁다. 김정일 정권이 붕괴하도록 북에 대한 지원을 끊어야 하는가, 아니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북녘 동포를 위해 최소한의 구호 물품 지원은 계속해야 하는가 쉽지 않은 문제다.
밴쿠버를 방문한 한국 정치인은 캐나다 구호단체의 북한 지원에 대해 “식량이 다른 곳으로 전용 될 수도 있다”며 “가능하면 국제 구호 단체를 통해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제 한인 사회도 북한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됐다. 캐나다 시민으로서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캐나다가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사가 될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북한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대안을 건의하고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이정현 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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