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2010-03-07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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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Die to live! / 죽으면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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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shall I be free?
When I shall cease to be,
then shall I be free.

난 언제 자유로워지나?
내가 없어질 때
그 때 난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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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이 메일로 날아든 스승의 말씀입니다.
스와미 시바난다 [Swami Sivananda]의 가르침은 늘 짧고
명쾌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정곡을 찌릅니다. 한없이 자유로운
해탈(解脫)의 경지에서 나오는 말씀인지라 그저 몇 마디로
중심을 관통할 뿐입니다.

자유란 본래 그렇게 있기에 자유입니다.
누가 구태여 구속한 바 없는데 따로 자유를 구할 것도
없습니다. 스스로 결박한 상태에서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면서
애써 찾는 게 이른바 ‘자유’란 겁니다. 이미 자유롭다는 걸
깨닫기만 하면 그 순간 대 자유 해탈로 가는데, 그 거룩한
깨달음이 그리 쉽게 다가오지 않음이 늘 섭섭할 뿐입니다.

소위 깨달음이니 해탈이니 하는 게, 알고 보면,
‘본래 그 자리’를 제대로 보고, 그렇게 ‘제대로 본’ 그 자리를
늘 여의지 않는 경지를 말할 뿐입니다. 돈오돈수/돈오점수
논쟁이란 허황된 얘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홀연 깨달아
그걸로 온전할 수도 있으려니와, 홀연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점진적 수행이 또한 불가결함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말과 생각과 행동이 “진정 자유로운가?”하는 데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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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shall I be free?
When I shall cease to be,
then shall I be free.

난 언제 자유로워지나?
내가 없어질 때
그 때 난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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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의미의 자유란 구속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몸/마음/얼이 부과하는 여러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움을
말합니다. 몸에 병 없고, 마음에 걸리는 것 없으며, 하늘을
우러러 나와 그 분이 떨어져 있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면
일단 어느 정도 자유로운 셈입니다.

한편, 적극적 의미의 자유란 그저 구속 없음을 넘어선 초탈의
경계를 말합니다. 이유 없는 환희와 행복으로 거침없는 무애의
삶을 사는 경지를 말합니다. 늘 환한 빛을 몰고 다니며 주위를
하얗게 물들이는, 원만 구족(圓滿具足)하여 주위를 온통 거룩하게
이끄는 경계를 대 자유 해탈의 경지라 이릅니다.


스승은 묻습니다, 자유를 찾느냐고.
스승은 답합니다, 자유를 찾는 ‘그 나’를 없애라고.
그럼, 바로 그 때 홀연 자유로워진다고. 그리고 덧붙입니다.
Recognition and Liberation ARE Simultaneous!
깨달음과 해탈은 즉각 동시에 벌어진다.
래~커그니~션 앤 리버래~이션 아~ 싸이멀태~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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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shall I be free?
When I shall cease to be,
then shall I be free.

난 언제 자유로워지나?
내가 없어질 때
그 때 난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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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는 나는, 아직도 내가 바다인 줄 모르는 작은 파도일
뿐입니다. 자유를 찾아 헤매는 나는, 아직도 풍선 밖의 허공을
모른 채 풍선 안에 갇혀있는 한 줌의 공기일 뿐입니다. 풍선이
터지면 안팎의 공기가 하나로 됩니다. 풍선이란 구속 때문에
잠시 떨어져 있던 공기가 다시 하나로 회귀합니다. 일었던 파도가
스러지며 바다로 되돌아갑니다. 그럼, 곧 대 자유 해탈입니다.

문제는, 애를 등에 업고 애를 찾아 다니는 겁니다.
문제는, 내 안에 늘 계신 ‘하나/임’을 늘 밖에서 찾는 겁니다.
문제는, 이미 자유로운데 극구 스스로 자유를 거부하며 밖으로
자유란 환상을 찾아 다닌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자유란 걸
찾아 다니는 그 한 물건을 똑바로 보란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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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shall I be free?
When I shall cease to be,
then shall I be free.

난 언제 자유로워지나?
내가 없어질 때
그 때 난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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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ase’란 그만 두다 또는 중지한다는 말입니다.
‘씨~이스’란 뭔가 이미 하고 있던 걸 그만 둔다는 말입니다.
여태 자유를 찾아 다니던 ‘그 나’란 게 이제 더 이상 그 존재를
그만 둘 때 [cease to be], 그 때 비로소 나는 자유로워진다
[shall I be free] 가르칩니다.

자유니 행복이니 해탈이니 하는 신기루들을 찾아 다니는
‘작은 나’를 잘 들여다 보라 이릅니다. 나는 이렇고 저렇고 늘
재잘대는 그 원숭이 마음을 잘 들여다 보라 합니다. 그리고,
간곡한 한 마디로 말씀을 맺습니다.
“Die to live!”죽으면 살리라.


다석 유영모 어른의 표현을 따르자면,
‘제나’[ego]를 죽여 ‘얼나’[Spirit Self]로 솟나라는 얘깁니다.
그렇게 죽어 ‘진정’ 살게 되면,
자유는 바로 늘 거기에 그렇게 있었음이라!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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