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군계일학, 김연아를 보다

2010-03-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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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진시대 죽림칠현으로 불리는 일곱 명의 선비 중 한명인 혜강이 억울한 죄를 뒤집어 쓰고 처형당한 후 그의 아들 혜소가 성장하자 또 다른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산도가 진무제(사마염)에게 혜소에 대한 벼슬을 청해 비서승으로 제수되었다.
이에 혜소가 벼슬을 받들기 위해 낙양에 들어가자 군중 속에서 그를 본 이들이 닭의 무리 속에 있는 한 마리의 학을 본듯하다라는 말로 그의 뛰어남을 칭송했다.
’군계일학’
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경기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김연아 선수를 두고 당연히 나올법한 말일 것이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자국의 대표로서 출전, 기량을 뽐냈지만 김연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만큼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를 느낄 정도의 경기를 펼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 외에도 많은 태극전사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며 빙상강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줬다.(어떤 이들은 한국사람은 못하는 것이 없는 민족이라고 하기도 한다.)
특히 남녀 500m를 석권한 모태범, 이상화는 물론이고 10,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 선수는 세계가 모두 놀랄 정도의 깜짝 스타 탄생이었다. 이들이 목에 건 금메달은 모두 매우 귀중한 것이며 설령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더라도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충분히 한국의 국위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김연아의 모습에서만 군계일학의 느낌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만이 품기는 카리스마와 겸손, 그리고 월등한 실력이 김연아를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것일게다.
김연아는 세계신기록(어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절대 깨어질 수 없는 점수)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김연아를 높게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나의 금메달을 획득해서가 아니라 그가 한국이라는 국가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어느 누구보다도 더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김연아의 경우는 피겨에서 우승함으로써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단 한 명이 국가이미지를 이렇게까지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것에 그저 놀랄 뿐이다.
이제 미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의 2,3세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기자는 우리 한인동포들이 어느 민족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심치 않고 있으며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에 미주지역에서도 우리 한인들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제2의, 제3의 김연아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피겨에서의 제2의, 제3의 김연아가 아니라 각자 아이들이 가진 재능에 맞게 키우는 것이야 말로 우리 아이들을 각 방면의 군계일학으로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바이벌 대회에서 우승한 권 율이나 프로골퍼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위성미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마이너리티인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듯이 우리의 아이들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아마도 50년 이내에 우리의 아이들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서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아이들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상상으로만도 참으로 즐겁다.

<이광희 기자>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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