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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시험에 부정행위라니…

2010-03-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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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지고 타락한 교육열 반영
칼리지 보드·ETS측에도 책임 커


Q최근 한국에서 SAT 시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말을 뉴스로 접했는데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입시생을 둔 학부모로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부정행위가 가능하며 이를 막을 수는 없는지요.


ASAT 시험에 있어서의 부정행위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시험장 내에서 다른 수험생의 도움을 받는 행위, 또 신분증을 위조해 다른 학생이 대리시험을 보는 행위 등 아주 다양 합니다.


이런 부정행위는 비단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한국에서 벌어진 부정행위는 도를 지나쳤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 같은 부정행위가 가능했던 것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한국에서 먼저 시험이 실시되고 난 후 17~18시간 뒤에 미국에서 실시되는 점을 이용해 한국 시험장에서 몰래 빼낸 문제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식이었습니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강사 또는 학원 관계자들은 문제를 빼낸 이유가 실제 문제를 교재로 이용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출제되었던 문제들 중 일부는 일반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구태여 위험한 범법행위를 해가며 까지 그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이러한 부정행위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부정행위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입니다. 뉴스에 의하면 이를 위해 학부모들이 거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있는 학부모들이 이런 식이라면 이는 교육열이 아니라 자녀에게 일류대 간판을 달아주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또 그런 식으로 자란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가 없습니다. 설사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도 능력 없는 그런 학생들이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 부모와 똑같은 타락한 인간만을 재생산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시험을 관장하는 칼리지 보드와 시험문제를 공급하는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 또한 책임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시험에서의 부정행위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이 하등 유리할 것이 없는 그들은 이번 사건에서 보다시피 앞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오히려 쉬쉬하며 덮어버리려고 하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시험부정 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그들의 자세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첫째, 지역 별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 치러지는 시험에 각기 다른 문제를 주는 것을 들 수가 있습니다. 배점 또한 통계를 이용하여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가 있지만 칼리지 보드는 아직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둘째, 한 번 시험에 출제되었던 문제들은 다시 사용하지 않고 일반에게 모두 공개하는 일입니다. 현재 SAT I 시험의 경우,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 시험을 치를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하여 일요일에 시행되는 시험 등을 제외하고는 일 년에 모두 일곱 번의 시험이 있으나 이 중 세 번만 시험문제가 일반에게 공개되며 나머지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끝으로 시험장 내에서 발생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더 철저한 감독과 관리가 필요한데 이러한 모든 것들이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칼리지 보드는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는데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비용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시험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운영하는 소위 ‘비영리’단체가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의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칼리지 보드의 개혁을 주장하기도 하며 또 SAT 시험 폐지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정태일 원장 <정선생 SAT학원>
(562)403-3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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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자신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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