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지원자 폭발적 증가 합격 ‘바늘 구멍’

2010-03-01 (월)
크게 작게

▶ 2010 가을학기 조기전형 분석

1960년 가을, 하버드 동문회보에는 2차 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이 귀향한 후 생긴 “베이비 붐” 때문에 그해 지원자가 5,000 명이 넘을 것이라는 입학사정실의 예측 내용이 실려 있다. 1960년에는 충격적인 뉴스였지만 하버드에 30,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지금에는 과거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1980년대에만 해도 하버드 지원자들이 15,000명 정도였는데 올해에는 그보다 두 배가 넘는 학생들이 지원한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의 폭발적인 지원자 수 증가를 마감하는 해가 올해가 될 것으로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지나친 대학 입시 경쟁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아이비리그 입학사정관들이 지난 몇 년간의 바쁜 일정에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리라 예상했지만 올해 대학지원서 접수가 끝난 지금, 예년과 다를 것 없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예년의 추세와 같이 올해의 경쟁률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작년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브라운과 프린스턴 입학사정실들은 작년보다 20% 증가한 입학원서를 접수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올해 대학입시 경쟁이 조금이라도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최종 결과는 3-4월에 나오게 되겠지만, 우선 엔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수석 컨설턴트를 통해 올 가을 학기 명문대 조기전형을 분석해 봤다.


코넬·다트머스·브라운 지원자 수 사상 최고
2011년 가을학기에는 경쟁률 더 치열해질듯
경쟁자보다 돋보이는 전략 세워 실천해야


▲ 코넬

올해 조기지원자가 3,594명이었고 이것은 코넬 역사상 최고 기록임과 동시에 작년으로부터 4% 증가한 숫자이다. 코넬은 Early Decision 제도를 채택하여 신입생의 40% 가까이를 조기지원자 중에서 확보하였다. 정시지원자들 중에서 정원의 나머지 60%를 채우게 될 것이다. Early Decision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에 조기 지원하여 합격한 학생은 반드시 입학해야 하며, 동시에 다른 학교에 지원할 수 없다. 코넬은 올해 기록적인 수의 조기지원자들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적은 수의 학생들에게 입학허가를 하였다.


▲ M.I.T.

M.I.T.는 조기지원자 5,684명 중 590명에게만 입학허가를 주어 역대 최저의 조기지원 합격률을 보였다. 놀라운 사실은 조기지원자 중 20%에 가까운 988명을 조기지원 심사에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조기지원자 중 약 10% 정도가 조기지원 심사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고 나머지는 정시지원자들과 같이 재심사를 거치게 되었다. M.I.T.의 방침은 학생들이 입학 가능성에 대해 정확하고 현실적인 이해를 갖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향후 몇 년 사이에 M.I.T.가 신입생 정원을 늘리려 계획한다는 것이므로 관심 있는 학생들은 언제 조정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다트머스

이 대학도 신입생 정원을 늘리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다. 올해 사상 최고의 조기지원자 수인 1,594명이 지원했으며 그중 29%가 합격하였다. 작년보다 합격자 수가 60명이 늘었고 그 중 많은 수가 유학생들이다. 특기할 사항은 다트머스는 유학생들에게도 학자금 지원을 요청하는지에 관계없이 입학허가 결정을 내리는 몇 안 되는 학교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많은 아시안 학생들과 유학생들이 다트머스에 지원한 것은 한인인 다트머스 신임 총장 김용 박사의 영향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 예일

조기지원자가 줄어들고 조기지원 합격률이 높아진 (13.9%; 작년은 13.4%) 몇 안 되는 대학중 하나이다. 5,261명의 조기지원자 중 730명이 합격되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이 2007년부터 조기지원제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후 조기지원자가 36% 증가했던 바가 있다.

조기지원자들이 예일 외의 다른 대학들도 고려하면서 지원자 수가 안정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스탠포드

올해 조기 지원한 5,566명의 학생 가운데 이미 753명이 합격하였다(합격률 13.5%). 스탠포드의 조기지원 제도도 예일처럼 합격자들이 5월 1일까지 다른 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준다. 스탠포드는 정원의 1/3정도를 조기지원자들로 채운다.


▲ 브라운

브라운 역시 사상 최대 조기지원자수를 기록하였다. 조기지원자 2,847명중 567명이 합격하였고, 합격률도 작년의 23%에서 올해는 19%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2년 전 공통지원서를 사용하기로 한 결정의 영향이 올해에도 지속되는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브라운 고유의 지원서류 양식이 있어 지원자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어 왔었다. 정시지원자들 역시 작년보다 20% 증가하였다.


■ 경쟁력과 전략 더 중요해져

대학진학 경쟁이 해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역사에서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 수가 지금보다 더 많았던 적은 없다. 더구나 SAT 학원, 과외학원, 그리고 사설교육자문기관 등의 산업이 붐을 이루면서 고등학교 시니어들과 학부모들이 그 어느 때보다 세련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최신 경향과 새로운 정보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그에 맞추어 자신을 다른 경쟁자들 가운데 드러나 보일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세워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황성락 기자>


HSPACE=5
대학입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경쟁력과 입시전략의 비중이 그 만큼 더 커지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 캠퍼스. (AP)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