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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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 칼럼 - 진정한 조기 교육이란

2010-02-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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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공부를 잘 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은 당연한 것이다. 단순히 자녀가 좋은 대학에 다닌다는 자부심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만은 아니다.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가지고 부모가 이룰 수 없었던 꿈을 이루어주길 바라서 일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녀가 보다 행복한 삶을 가지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보다 나은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더 나은 인생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인 믿음이다. 명문대 진학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자녀들이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하는 부모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많은 준비를 시키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와 학원은 당연하고 운동도 잘하고 악기도 몇 개쯤은 다룰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부모도 많다. 한국에서의 높은 교육열이 당연하듯 생각되지만 미국에서도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과외 및 활동으로 바쁘게 지내는 학생들이 많다. 가끔은 그런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들은 놀면서 아이들답게 커야 하는데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실 대학 준비를 언제부터 해야 하는지 정답은 없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주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해주고 운동 예능 모두 잘하도록 해주어야 고등학교 대학에 가서도 다른 학생들에 뒤쳐지지 않고 잘할 수 있다. 물론 조기교육은 중요하고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들게 해주어야 한다는 점은 절대 동감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해가 되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이다.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능력이 되는 한도에서 공부도 시켜야한다. 운동이나 음악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으면서 능력과 재능이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 무조건 마구잡이식으로 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너무 이른 시기에 많은 학습량에 지치게 되면 오히려 일찍 지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흔히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이 학원 저 학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공부하고 고등학교 때 역시 밤낮으로 공부에만 매달려 있다가 막상 학업에 몰두해야할 대학에 진학해서는 공부는 뒤로 젖혀두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 단지 학생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잘못된 인식과 구조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곳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학생들은 복 받았다 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때 한국에서처럼 쉴 시간 없이 공부만 해야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좋은 대학들도 많아서 꼭 특정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사회에 나가 인정받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이 얘기를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단지 명문대 입학만을 위해 어릴 때부터 학생들을 혹사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의 능력이 보이면 그 능력을 살릴 수 있게 도와주어야한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과목인 수학과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수학이 모든 과학의 기본이라면 영어는 모든 과목의 기본이다. 수학의 경우 가능하다면 8학년 때 Geometry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해 준다면 11학년 때는 Calculus를 들을 수 있게 되어 대학입시에 유리하게 된다.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습관을 가지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어휘력과 글쓰기 훈련까지도 되며 나아가서는 SAT를 비롯하여, 다른 시험 준비까지도 된다. 또한 견문을 넓히고 사고력까지 길러주는 방법도 된다. 게다가 이보다 경제적인 학습방법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 자신이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조기교육이 아닐까 생각한다.

www.MyIvyDream.com, (213)381-3949


이정석 /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아이비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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