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성도들이 많이 모이는 큰 교회를 이루는 것보다 우리 교회공동체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운 신(神)의 성품이 충만하게 드리워져서, 예수 그리스도가 앞장 서 가시고, 온 성도들이 그 뒤를 좇아가는 영광스러운 교회, 진리의 말씀이 흥왕(興旺)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고 감사하는 회개의 눈물이 있고, 응답을 확신하는 기도가 있고, 기쁨과 사랑에 넘쳐나는 헌신과 섬김이 있는 교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으며, 가라는 곳까지 가고 멈추라는 곳에서 멈출 수 있는 영성이 깨어 있는 성도, 말씀과 지혜와 믿음과 사랑과 성령의 능력이 충만한 공동체, 주의 순결한 옷자락이 드리워져 허물과 수치를 덮어주는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는 것이 목회를 향한 간절하고 소박한 꿈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외관이 아름답다고 아름다운 교회가 아니다. 내부 장식이 아무리 휘황찬란, 화려웅장하다 해도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성품이 드리워져 있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이름이 선포되어 높임을 받지 않는다면 사람들끼리 우왕좌왕, 언삼어사(言三語四) 왁자지껄 즐거워하며 만족해하는 연회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지내는 동안에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회막(會幕, Tent)을 통해 증거 했다.
사막(砂漠)의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광야에서, 실로 짠 천 조각으로 만든 텐트를 설치하고 모래먼지로 수북이 쌓이는 텐트 모양의 성막(聖幕, 원어 “미쉬칸”의 뜻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며, 하나님과 만나고, 하나님의 뜻을 전달받으며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였다.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한 그곳에서 하나님께 회개하며, 감사하며, 예배하며, 상의하고 교제하였다. 비록 그것이 천막이었지만 광야에 득실거리는 전갈, 독사, 엉컹퀴, 가시덩쿨, 부정과 부패, 불결 등 악한 세력이 감히 근접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충만한 영광의 아름다움 때문에...
나는 얼마 전 어느 교회의 성전 이전 감사모임에서 진심으로 축하하며 출애굽기 40장 34절 이하의 말씀을 토대로 건물은 비록 천막으로 지은 텐트와 같고, 네모 반듯한 창고 같아 보이더라도 이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하나님의 영광, 신의 거룩한 성품이 충만한 곳이면 성전으로서의 최고, 최선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러한 교회 공동체가 되어 주기를 격려한 일이 있다.
안타깝게도 뒤에 들려오는 소문은 내가 한 격려사를 곡해하고, 야심찬 계획으로 거액을 드려 마련하고 현란한 조명과 음향시설 등을 설치하고 꽃과 풍선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새로운 성전 이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아름답지 못하다”고 했다 하여 성도들이 섭섭해 했다는 후문이다. 아마도 입으로는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영광을 운운하면서도 하나님 자신보다도 건물과 자기 자신을 자랑하려 했나보다.
만일 우리가 자기 자신을 겸손히 내려놓지 않고 건물의 웅장함을 자랑하며,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말씀, 아름다운 하나님의 영광이 없는 교회만을 자랑한다면 아무리 건물이 화려해도, 천하 미색(美色)의 하늘거리는 춤이 있고, 귀를 즐겁게 하는 천상의 음악이 흘러나와도, 휘황찬란한 오색 불빛이 있어도, 그곳은 분명 성전(聖殿)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웃고 즐기는 연회장(宴會場)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으니 결국 영혼은 파멸되고 건물은 파괴되며 모임은 지리멸렬 흩어지게 될 것이다. 연회가 끝난 뒤의 고조된 흥분과 씁쓸함만을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