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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 칼럼 - 다문화 교육(Multicultural Education)

2010-0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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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양성 미흡 한국
교육시스템 변화 시급


영어교육, 영재교육, 독서지도, 리더십 교육 등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제가 늘 열정을 가지고 계속 경험하고 배우는 교육 분야는 다문화 교육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문화 교육이라면 예전에는 제임스 뱅크스(James Banks), 존 옥부(John Ogbu), 카를로스 코테스(Carlos Cortes) 박사들의 연구와 이론들을 주로 공부했는데 요즈음은 크리스틴 베넷(Christine Bennett) 박사의 다문화 교육에 관한 책과 기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Christine Bennett 교수는 저와 똑같은 생각으로 다문화 교육을 커리큘럼에 통합시키는 것을 강조합니다. 교사 및 교육 행정가 연수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인내(tolerance)를 가르치고 다양한 견해(multiple perspectives)를 받아들이는 훈련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밥 스즈키(Bob Suzuki) 박사도 다양성 중의 통합(unity with diversity)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태도, 가치관, 신념, 편견, 인종차별 등의 변화, 교사들의 기대감, 다문화를 수용하는(culturally responsive) 교사 훈련이 가장 시급합니다. 그저 겉으로 보이는 그 민족과 나라의 음식과 명절(food and holidays) 중심으로 배우는 피상적인 다문화 교육이 아니라, 그 민족의 가치관, 대인관계 및 가족관계, 사회적 체제와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자연에 적응하는가, 등의 4가지의 측면에서 그 민족,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야 된다고 저는 늘 강조합니다. 즉 다음과 같이 네 가지의 측면에서 문화를 배워야 합니다.

1. 가치관적 문화 : 문학, 철학, 예술, 등
2. 사회 구조적 문화 : 대인관계, 일생, 등
3. 유형적 문화: 음식, 의상, 등
4. 자연적 문화: 자연, 생태 적응, 등

모든 나라, 민족, 인종이 인간으로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나라, 민족, 인종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공부하고 경험해보도록 제안합니다. 우리 인간은 서로 다른 점보다 서로 비슷한 점이 더 많으니까요.

제가 예전에 받은 다문화 교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유대인 그룹인 Anti-Defamation League가 주최한 ‘A World of Difference’ 프로그램입니다. 이것은 다양성(diversity), 포함(inclusion), 편견 감소(prejudice reduction)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잠깐 본 한국의 교육은 학생들이 너무 주입식으로 암기하고 방과 후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느라 창조적인 생각을 할 틈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학생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개발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할 여유가 없는 듯 했습니다.

그 똑똑한 한국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조력,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힘은 근본적으로 교실 안의 교사와 학생 간의 가르침과 배움의 상호교환에서 이루어집니다.

관료주의적이지 않고 서열을 중시하지 않고, 다른 생각, 다른 것을 포용할 줄 알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문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힘든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한국의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높으나 Bill Gates나 Steve Jobs 같은 혁신적인 인물을 배출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본적인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없으면 창조성 개발 교육을 실천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열정과 근면성은 한국의 장점인데 창의력 개발은 아무래도 한국 교육이 미국 교육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최고를 꿈꾸지 말고 최초를 꿈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사회에서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 중 백인만 선호하고 유색인 외국인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성숙한 다문화 사회가 아니고 마음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관료주의와 복잡한 법, 규제, 절차, 투명하지 못함이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일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로 급속적인 발달을 이루었지만 사람들의 태도 변화, 영어교육, 다문화 교육은 결코 “빨리빨리”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서열 중시, 학연, 지연, 남성중시, 인종차별, 폐쇄적 생각 등을 버리고 개방적 생각으로 다른 점에 대해 인정하는 태도를 어릴 때부터 교과서에 포함하여 커리큘럼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미국도 지난 30년간 다문화 교육을 시스템화 했듯이 한국도 “빨리빨리”가 아닌,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세계 시민으로서 글로벌 리더로 계속 동등(equity)을 추구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호텔, 전 세계의 디자이너 옷들을 다 갖춘 비싼 백화점, 높은 빌딩, 그리고 GNP가 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 정도, 사회적, 경제적 조건, 학교 출신, 지역 출신, 부모나 조부모의 배경을 막론하고, 노력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게 하고 그 꿈을 실현하도록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입니다.

다문화 교육에 대한 말들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1. 다문화 교육이란 민족, 언어, 종교, 성별, 인종, 클래스를 막론하고 우리 모든 인간에 대한 교육입니다.

2. 다문화 교육의 목적은 자유를 위한 교육입니다.

3. 우리 민주주의 사회에 제대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생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급변하는 다양한 세계에서 성공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다문화 교육이 필요합니다.

4. 모든 학생이 점점 더 다문화 사회로 되어가는 오늘날 실력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합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 LAUSD 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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