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 김인숙(목회자의 아내)
2009-12-21 (월) 12:00:00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간증의 하나는 “어떻게 이 길을 택하셨습니까 또는 어떻게 부르심을 받으셨습니까” 일 것이다. 이에 못지 않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 아내인 사모에 대하여 “어떻게 사모님이 되셨어요?” 라는 질문이다. 역시 이에 대한 대답으로 목회자의 “소명” 못지 않은 극적인 계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당사자인 나로서도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남편을 만나게 된 조촐하지만 쑥스러운 간증 아닌 경험을 이야기 하게 된다.
남편을 처음 보게(만난 것이 아닌) 된 것은 미래를 향한 꿈과 기대가 한창 부풀었던 대학 1학년때이다. 그때 또한 신앙을 갓 갖기 시작한 때로 남편을 보고 첫 눈에 반해 처음으로 내가 소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기도”를 열열하게 한 때이기도 하다. 가끔 신앙교실에서 얘기하듯 초신자의 기도는 하나님이 얼마나 즉각적으로, 실제적으로 응답하시는지 나의 경험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몇 개월이 지나 본격적으로 남편을 만나면서 그가 이미 하나님께 “서원” 이란 걸 했다는 알게 되었어도 한참 열이 올랐을 때니 솔직이 그 땐 눈앞의 물불을 구분할 때가 아니었다. 현실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의 서원은 젊은 나이의 순수한 열정으로 그 계획이 바뀔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후 결혼을 하고 둘째까지 낳았을 무렵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했다. 조용히 살림만 하던 주부가 아니었기에 내 삶을 포기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서로의 길을 인정하기로 하고 나는 보통 사모처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 섞인 반항을 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끌려가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결단과 자아정립이 필요하기도 했다.
목회자 가정이 세상적으로 결코 풍요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만족한 것은 어지러운 현실속에서 “양심”에 충실한, 아니 적어도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다. 나에게는 딸만 둘이 있다. 만일에 그들이 선택한 사람 또는 그들 자신이 시대적 양심을 지키는 “하나님의 종” 되고자 한다 했을때 세상의 어떤 부귀영화와도 바꿀 수 없는 진실함을 선택한 그들의 의견을 기꺼이 존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