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유머가 있다. 50세 이후에 여성에게 꼭 필요한 네 가지는 “돈, 건강, 친구, 딸’’ 인 반면 필요 없는 한 가지는 “남편”이란다. 또 50세 이후 남편에게 꼭 필요한 다섯 가지는 “부인, 마누라, 처, 아내, 와이프”라고 한다.
흔히 가정을 가진 주부들의 수다 중에도, 남편이 한 일주일간 멀리 출장이나 갔다 왔으면 하는 말들을 종종한다. 한국과는 달리 특히 저녁시간이 가족과 지내는 일이 많은 미국 생활에서는 이 푸념이 의미하는 바가 재미있다. 이민 사회에서는 부부가 대부분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의 가부장적 남편들은 아내 도와 주는 일에 인색하다 보니 주부는 직장일, 가사일, 자녀 뒷바라지, 거기에 또 다른 아이의 하나인 남편 뒷바라지가 큰 부담이 되어 이러한 말이 오가는 것이라 싶다. 밤 문화가 발달하고, 회사에서 야근이 잦아 남편 얼굴 보기 힘들다는 한국의 주부들과는 달리 해가 지기도 전에 집에 들어 오는 남편들에 대한 행복한 푸념이다. 때문에 남편들은 아내의 자유를 위해서도 적당히 자리를 비워 주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다.
나도 한때는 그러한 농담을 동조하는 사람중에 하나였는데, 남편을 여의고 보니 시간적 여유가 이전 보다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또 실제로 많은 분들께서 이런 저런 일들을 다시 해보라 권유하기도 한다. 그 하나로 우선 많은 시간을 책을 읽는 데 보낸다. 입시생인 작은 딸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 맞추어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그 이후의 시간은 대부분 책을 읽는다. 사람이 한마디 말을 하기 전에 열 마디 말을 들어야 하듯, 글 하나를 쓰기 위해 그 몇 배의 책을 읽으라는 말이 떠올라 그나마 ‘여성의 창’에 글을 올리기 위해 부쩍 책을 많이 대하게 되었다. 수필집, 소설, 역사서, 신앙서적, 그리고 성경… 학창시절 지적 호기심이 최고조일 때의 발동이 다시 걸리듯 잡히는 데로 읽는다.
요한 웨슬리가 강조한 한 손에 성경, 한 손엔 신문을 읽어 세상을 바로 알리라는 뜻을 받들어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한 남편이 두고 간 많은 책들을 볼 때마다 “당신 이거 다 읽고 나 만나러 와야해” 라고 학창시절 데이트할 때 속삭이던 말들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