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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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 칙칙 폭폭…

2009-10-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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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기차여행 관광지

기차여행만큼 낭만적이 여행이 또 있을까? 들판이나 산등성이 그리고 깊은 계곡을 가리지 않고 철도가 나있는 곳이면 어디든 거침없이 달리는 기차. 기차는 사람들에게 오랜 세월동안 친근한 벗처럼 익숙한 교통수단이 돼왔다. 요즘처럼 고속전철이나 고성능 디젤기관차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도 좋지만 진정한 기차여행의 묘미는 옛날처럼 험한 산길이나 인적이 드문 시골 평야를 ‘칙칙 폭폭’ 숨가쁘게 누비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진한 정감을 남겨주던 증기 기관차의 구수한 멋이 진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증기 기관차 여행은 쉽게 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일부 관광지에서만 예전의 증기기관차를 짧은 구간에 한해서 운행하고 있다. 요세미티, 북가주 레드우드 지역 등 이들 관광열차 여행지는 특히 가을에 방문하면 좋은데, 기차여행의 낭만과 가을의 정취를 모두 함께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기차 관광지들로 가을 여행을 떠나자.

별빛아래 골짜기 통과 진한 추억이 되어…


◆요세미티 마운틴 슈거파인 레일로드(Yosemite Mountain Sugar Pine Railroad)

남가주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증기열차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때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목재 수송차를 끌던 증기기관차가 이제는 관광용 객차로 개조되어 이 지역 주요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다.

요세미티 초입도시인 오크허스트에서 41번 도로 북쪽으로 20분 거리, 국립공원 남쪽 입구 부근의 4여마일에 달하는 아름다운 풍치 구역에서 증기 기관차가 달리는데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요세미티의 울창한 숲과 미끈하게 솟아난 암벽들을 감상하는 이 기차여행은 비록 1시간에 불과한 짧은 것이기는 하지만 도심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진한 낭만을 승객들에게 전해준다.

이 열차의 역사는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곳에서 벌목을 하던 ‘매더라 슈가 파인 럼버 컴퍼니’(Madera Sugar Pine Lumber Company)는 32년 동안 무려 5억개에 달하는 합판을 만들 수 있는 양의 나무를 잘라내 이 열차로 나무를 날랐다. 당시에는 5개의 증기기관차가 매일 벌목지역과 제재소를 오고갔다. 지금 남아서 관광용으로 변한 기관차 역시 당시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목재를 나르던 역할을 했었던 60톤급의 열차로 지난 1928년 처음 운행을 시작했다.

샤이 넘버 15(Shay number 15)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 기관차는 증기를 한없이 내쉬며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울창한 숲을 가로질러 달려간다. 검은 연기와 수증기를 뿜으며 요란스런 기적을 울려대는 증기 기관차에 탑승해 어른들은 어릴 적 향수에 빠지고 어린이들은 기적 소리에 박수를 치면서 좋아한다.


여름과 가을철에는 허공에 유리 가루를 뿌려놓은 듯 현란하게 빛을 발하는 별빛 아래서 간간이 풀벌레와 산 짐승들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고요한 산골을 달리는 ‘밤기차’(Moonlight Special)가 운행되는데 저녁 식사와 중간에 음악 공연이 포함된다.

운행 시간은 매일 오전 10~오후 2시이며 보통 한시간 반마다 출발하는데 시즌에 따라 출발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스케줄을 알아봐야 한다. 승차료는 증기기관차의 경우 성인 17.50달러, 어린이(3~12세) 8.75달러. 밤 기차는 성인 46달러, 어린이 23달러이다. 승객이 많이 없을 때는 증기 기관차가 아닌 일반 열차가 운행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승차료가 성인 13.50달러로 떨어진다.

*문의 (559)683-7273, www.ymspr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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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의 울창한 숲과 미끈하게 솟아난 암벽들을 감상하는 ‘요세미티 마운틴 슈거파인 레일로드.’


◆캘리포니아 웨스턴 스컹크 트레인(California Western Skunk Train)

<1면서 계속>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증기 기관차 관광으로 진정한 가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 기차 코스가 개발된지는 올해로 120년이나 된다. 북가주의 명물 아름드리 레드우드가 빽빽히 들어선 산과 맑은 시냇물이 철철 넘쳐나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낭만의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는데 문제는 LA에서 매우 먼 북가주 거의 끝에 있는 멘도시노 카운티의 포트 브랙(Fort Bragg)에서 기차가 출발한다는 것이다.
해변에서 내륙 방향 윌리츠(Willits) 지역으로 향하는 이 기차는 총 40마일의 절경을 승객들에게 선사한다. 이 기차 여행코스는 60여년 전 목재를 운반하는데 사용되던 증기 기관차나 디젤 기관차가 사용되며 숲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는 푸딩 크릭(Pudding Creek)과 노요 리버(Noyo River)를 따라 아직도 자연의 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신선하고 아름다운 산야를 달린다.

중간에 터널을 지나가기도 하고 산골길을 꼬불꼬불 오르내리기도 한다. 가끔씩 쉬어 갈수 있는 산골간이역들도 있어 역마다 들리며 간단한 스낵이나 음료 등도 즐길 수 있다.

가을과 겨울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펌킨 열차와 크리스마스 열차도 운행된다.
운행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승차료는 성인 47달러, 어린이 22달러.

*문의: (866)457-5865 www.skunkt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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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즐거운 컨트리 음악이 선사되는 캘리포니아 웨스턴 스컹크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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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컹크 트레인 로고.


◆샌타크루즈 로어링 캠프(Roaring Camp)

북가주 샌타크루즈 인근의 해안 숲속에 나 있는 선로를 따라 1시간짜리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선로는 1880년대 대형 레드우드를 벌목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 후 금광에서 원광석을 수송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레드우드 숲속에 깔렸던 선로는 아슬아슬한 절벽길과 까마득히 높은 다리나무, 시원한 해안길을 연결하며 승객들에게 잊지 못할 기차 여행의 추억을 심어준다. 유원지로 꾸며진 이곳에는 캘리포니아의 옛날을 회상시키는 여러 가지 유적들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무대에서는 맛있는 바비큐 파티를 흥겨운 컨트리 뮤직을 들으며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12시30분, 2시에 운행하며 승차료는 성인 19.50달러, 어린이 13.50달러.

*문의: (831)335-4484 www.roaringca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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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크루즈 로어링 캠프가 나무로 만든 다리 선로 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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