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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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 9’ (District 9)

2009-08-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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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에 대한 인간의 불관용 그려


재미와 박력과 액션 그리고 사회적 비평을 고루 갖춘 창의성 있는 공상과학 드라마로 남아공에서 찍은 남아공 영화다. 과거 남아공의 아파트헤이드를 코믹하면서도 사납게 비판했는데 이미 아파트헤이드는 끝이 났지만 전 세계서 만연하고 있는 인종차별 즉 자기와 다른 것(이 경우 외계인)에 대한 인간의 불관용성을 조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런 비판을 안으로 감추고 겉으로는 특수효과와 유혈과 폭력과 액션이 판을 치는 공상과학 영화로 만들어 흥미만점. 독특한 아이디어와 함께 유사 기록영화식의 스타일과 촬영과 유일한 인간 주인공이다시피 한 배우의 상황에 따라 변하는 좋은 연기 등으로 볼만한 영화로 지난 14일에 개봉돼 첫 주말 흥행 1위를 기록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하늘 위에는 풋볼구장 크기 만한 외계 우주선이 정지한 채로 떠 있다. 이 우주선은 20년 전에 고장이나 이 지경인데 그 뒤로 지금까지 여기서 나온 150만여명의 흉측하게 생긴 외계인들은 게토인 디스트릭 9에 분리 수용된 채로 살고 있다.

곤충모양의 머리를 한 이들은 네 다리로 기어 다니다가 직립해 걷기도 하는데 그들의 언어는 서브타이틀로 번역된다. 지금까지 이들(사람들은 참새우라고 비하해 부른다)과의 공존을 마지 못해 참아온 사람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연일 데모를 계속하면서 이들을 관리해 온 개인회사 MNU는 이들을 도시에서 보다 멀리 떨어진 디스트릭 10으로 집단 이주시키기로 한다.

영화는 유사 기록영화식으로 이에 관계된 사람들의 인터뷰와 함께 CNN식의 뉴스 방영 그리고 손에 든 카메라가 이주 과정을 찍는 식으로 묘사된다. 강제 이주 작업을 총괄하는 사람이 MNU의 직원인 비쿠스(샬토 코플리거 호연한다). 비쿠스는 자기 일에 지나치게 열심인 약간 코믹하나 성실한 사람으로 영화는 그가 외계인들을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이들의 내분비물에 감염이 돼 유전자가 변하면서 일어나는 외적 및 내적 변화를 코믹하고 심각하면서도 감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한편 외계인들의 이주 과정에서 폭력이 일어나는데 MNU는 외계인들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무기의 비밀을 캐내려고 혈안이 돼 있다.

비쿠스가 외계인 모양으로 점점 변화하면서 그는 MNU와 게토에 사는 나이지리아 갱들로부터 함께 쫓긴다. 그들은 비쿠스를 통해 외계인의 무기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한다. 비쿠스는 도주 과정에서 지적인 외계인 크리스토퍼와 그의 똑똑한 어린 아들의 도움을 받는데 비쿠스는 다시 사람 모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그리고 크리스토퍼는 외계인들을 우주선에 태우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다. 속편을 예고한다. 닐 블롬캄프 감독. R. Sony. 전지역.

HSPACE=5
비쿠스(왼쪽서 두번째)가 외계인에게 이주 지시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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