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여름방학도 이제 2~3주면 끝난다. 자녀들과 함께 이제 멀리 여행을 떠날 시기도 지났으며 주말에는 ‘백 투 스쿨’ 준비로 바쁜 시기이다. 하지만 방학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가족과 가까운 곳으로 여름을 마감하는 나들이가 생각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LA에서 가까운 옥스나드와 벤추라는 LA 한인타운에서 1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지만 대도시 LA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결코 가파르지 않은 완만한 능선에서 여름철 과일 열매들이 한창 살을 붙이고 있으며 그 사이로 끝없이 이어지는 채소밭이 인부들의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농장은 방문객들이 방문해 직접 과일과 채소를 수확해 시식 및 구입을 할 수 있으며 수확을 못해도 농장이 운영하는 프로듀스 스탠드에서 작물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지역은 농경지 외에도 길게 이어지는 백사장과 아기자기한 스토어가 모여 있는 부둣가로도 유명하다. 만난다. 도시 내부는 각종 문화재와 아트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무성하다. 방학이 끝나기 전 자녀들과 함께 가까운 LA의 동생 도시인 옥스나드와 벤추라로 과일과 문화 여행을 떠나보자.
무어팍에 있는 언더우드 농장에서는 주말마다 각종 이벤트를 열면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LA 북동쪽에 위치한 벤추라카운티로 드라이빙 여행을 떠나면 어느새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벼운 차림으로 가족과 대화를 즐기며 즐겁게 차를 몰고 있으면 곳곳에 문을 열고 있는 과일 스탠드가 눈에 들어온다.
차에서 내려 싱싱한 과일이나 채소를 입에 넣으면 코끝 가득, 입 안 가득 기분 좋은 향내가 진동한다. 크게 달지도 않지만 새콤하고 상큼한 토마토, 색다른 향을 선사하는 피망 등이 따사로운 여름 햇살에 벤추라카운티 옥스나드 필드에서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보기에도 탐스럽고 먹음직한 오렌지, 딸기, 베리, 멜론 등 과일과 채소들이 농장에서 막 수확되어 길거리에 시골장터 노점처럼 차려진 스탠드에 올라 방문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벤추라카운티는 남가주에서 가장 많은 농경지를 보유한 지역이다. 지난 1865년 한때 주 상원의원을 지냈던 토머스 바드가 이곳에서 생산되던 리마(lima)콩 등을 다른 지역에 내다 팔면서 농경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이곳에 과일 스탠드가 처음 들어선 시기는 지난 50년대. 처음에는 농부의 자녀들이 출고하고 남은 농작물을 사과 박스에 올려놓고 용돈을 버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80년대부터 무공해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과일 스탠드는 벤추라카운티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발전했으며 지금은 50개가 넘는 스탠드가 카운티 곳곳에 있다.
한 때 한 두 가지로 한정됐던 채소와 과일도 이제는 스탠드마다 50가지가 넘어서고 있으며 과일 외에도 벌꿀, 아몬드, 선인장, 육포들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스탠드는 주말 농장을 같이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직접 과일과 야생을 밭에서 수확해 구입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동물농장을 만들고 페팅 주(petting zoo)도 문을 열고 있다.
■ 가는 길
101 N를 타고 가다가 새크라멘토 방향의 170 N로 갈아탄다. 170 N는 5번 N로 바뀌고 2마일 정도 가서 W를 탄다. 118번을 27마일 정도 타고 가다가 CA 23번 S로 갈아탄 뒤, Tierra Rejada Rd.에서 내려 우회전, Sunset Valley Rd.에서 좌회전. 끝까지 가면 왼쪽에 농장이 나온다. LA에서 약 1시간 정도 소요.
벤추라카운티 도로변이나 농장에서 문을 열고 있는 과일 스탠드는 현지의 싱싱한 작물을 구입할 수 있는 점 외에도 스탠드 돌아보는 자체가 관광이 될 수 있다.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