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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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재단장 문화·예술의 명소’

2009-08-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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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타운 문화여행

LA시 당국은 지난 10여년간 다운타운 그랜드 애비뉴와 1가가 만나는 지점 인근인 벙커힐스(Bunker Hills) 지역을 뉴욕 맨해턴의 중심지 컬럼버스 서클을 모델로 그동안 재개발해 왔다. 물론 맨해턴과 LA 다운타운은 지형이나 주거 형태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 프로제트는 헛수고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벙커힐스 지역은 이제 훌륭한 관광 명소로 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맨해턴처럼 하루 24시간 인파가 붐비지는 않지만 고급 식당과 호텔 그리고 호화 콘도가 들어섰으며 이곳의 피너클(pinnacle)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디즈니 콘서트 홀을 중심으로 LA 뮤직센터(Music Center), 캘리포니아 플라자, 콜번 음악학교, 그랜드 센트럴 마켓, LA 교구 대성당 등과 함께 주말에 방문하기 좋은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A 다운타운 벙커힐스 지역으로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문화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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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형성된 LA 다운타운 벙커힐스 지역. 남가주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삭막한 빌딩 숲 사이에 오아시스처럼 조성된 15에이커의 아름다운 분수공원 캘리포니아 플라자.


벙커힐스는 지난 1904년 첫 번째 LA 한인들의 이민 정착지이기도 해 더욱 한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이곳에 있는 고층 노인 아파트에는 많은 한인 시니어들이 거주하면서 매일 아침과 이른 저녁에는 운동을 하는 한인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다운타운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데 언덕 위에 서면 사방으로 보이는 다운타운과 멀리 LA 베이슨(basin)의 모습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다운타운의 유명 건물들인 LA 시청과 LA타임스 빌딩 그리고 LA카운티 법원 빌딩 등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다운타운 지형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벙커힐스 관광은 캘리포니아 플라자(California Plaza)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삭막한 빌딩숲 사이에 오아시스처럼 조성된 15에이커의 아름다운 분수공원으로 세계적인 건축설계사 아더 에릭슨에 의해 태어난 주민들의 쉼터이다. 두 개의 46층 빌딩 사이에 만들어진 플라자에는 매분 5,000갤런의 물을 품어내는 시원한 분수가 하늘로 치솟는다.

여름철을 맞아 주말이면 라이브 밴드가 공연이 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다. 플라자에 있는 여러 찻집과 카페에서 먹거리를 주문해 가족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공연을 구경하거나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경치들을 한가하게 즐기면 된다. 플라자 내에 있는 옴니(Omni) 호텔의 라운지 역시 바깥 경치를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캘리포니아 플라자에는 LA 현대미술관(MOCA)이 있다. LA카운티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이곳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각종 전시회는 물론 라이브 공연과 미술 세미나가 주기적으로 열린다.

MOCA 바로 옆에는 ‘LA의 줄리아드’라는 별명이 붙은 콜번(Colburn·200 S. Grand Ave.) 음악학교가 있다. 콜번은 특히 한인 음악 꿈나무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연습실과 교실에 대형 창문이 만들어져 있어 일반인도 쉽게 어린 학생들의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다.


제2의 모차르트를 꿈꾸는 소년소녀 뮤지션들이 흙장난에나 어울릴 만한 작은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두드리고 5~7세의 어린 댄서들이 봄철 야생화 들판을 만난 나비처럼 사뿐사뿐 이마에 보송보송 땀을 흘리면서 교사의 구호에 맞춰 발레 스텝을 밟는다.

콜번 스쿨 맞은편에는 벙커힐스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이 그 웅장한 모습을 늠름하게 드러내고 있다. 콘서트홀은 입장권이 없어도 주말 자녀들과 함께 인근 박물관 등을 방문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적인 건축예술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건물 외부 자체가 좋은 구경거리이다.

건물 뒤편으로는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장미 형태의 분수가 공원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콘서트 홀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은 홀을 게리와 함께 공동 설계한 그레이그 웹의 부인이자 랜드스케이프(landscape) 디자이너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멜린다 테일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작품이다.

가드닝을 취미로 삼았던 월트 디즈니의 부인 릴리언의 각종 아이디어가 혼합된 가든에는 사계절 언제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6개 대륙 10여종의 나무들이 혼합되면서 공원이 조성됐다.

가든에 들어서면 여러 가지 꽃향기가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여름철인 지금은 노란색의 티피나무의 꽃이 한창이다. 봄이면 핑크 나팔나무의 꽃이 공원을 장식하게 되고 가을과 겨울철에는 피크 스노트리가 붉은 핑크빛 꽃을 피우고 중국 피스타치오 나무의 과실화가 만개 한다.

공원은 2가와 그랜드 애비뉴 그리고 1가와 호프 스트릿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가든은 매일 오전 7시~오후 11시 문을 연다. 입장료는 무료. 주말에는 가든 투어도 있다.

콘서트홀 옆에 있는 뮤직센터도 좋은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음악에 맞춰 물을 품는 분수가 시원하게 더위를 쫓아주고 있으며 주말이면 라이브 공연이 뮤직센터 광장에서 열린다. 물론 LA오페라를 포함한 수많은 공연이 뮤직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주소: 135 N. Grand Ave. LA
*문의: (213)972-4399
www.musiccenter.org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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