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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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구한 순간들’

2009-04-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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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감독 얀 트롤의 ‘영구한 순간들’(Everlasting Moments)은 1900년대 초 스웨덴의 한 도시에 사는 서민층의 가정주부이자 어머니 마리아가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인과 여러 자녀의 생활은 주정꾼 남편의 학대와 외도 그리고 석연치 않은 정치적 행동 때문에 슬픔과 고통으로 차게 된다. 마리아는 생계에 보탬을 하려고 경품으로 탄 카메라를 팔려고 사진관에 찾아가는데 주인 페더슨이 카메라를 사는 대신 마리아에게 사진촬영술을 지도하면서 여인의 삶이 큰 변화를 맞는다.

천부적 재능과 호기심이 강한 마리아는 촬영을 통해 자기 주위의 서민들의 삶 속에서 마법을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되고 이로 인해 그에게는 새 세상이 열린다.


영화에는 마리아와 그의 가족이 사는 각박한 처지에 대한 해독제와도 같은 상냥함이 있다. 특히 마리아와 페더슨 간의 드러내지 않는 감정적 관계는 영화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데도 감독은 이를 철저히 감추다시피 하고 있다.

이 잊지 못할 영화의 끝은 믿지 못할 간난을 극복할 수 있는 결의와 불굴의 정신을 보여주는데 이를 목격하는 것은 기쁨이다. 마리아와 페더슨 역의 두 배우의 연기가 영화에 통찰력을 주면서 작품 전체를 고상한 지경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매력적이요 계시와도 같은 영화로 현재 상영 중이니 놓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해리엣 로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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