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유명 사적지인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San Juan Capistrano Mission)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곳이다. 미션은 프랜시스교단 신부들이 캘리포니아에 개척한 21개 선교 근거지 중 7번째로 세워졌다. 이곳에서 3월이면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제비축제가 열린다.
청소를 귀찮아하던 어떤 여관지기가 제비 둥지들을 부셔버리자 집을 잃은 제비들이 이곳 미션 신부님에 의해 거둬지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제비들이 미션으로 찾아온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제비축제는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들을 이 조그만 오렌지카운티 도시에 몰려들게 하고 있다.
후니페로 세라 신부가 1776년에 설립한 미션은 주변의 인디언 원주민과 멕시코인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의 근거지 역할을 담당했다.
1812년 대지진으로 인해 본당과 부속 건물들이 대파되고 미사에 참석했던 40여명이 인디언 신자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다.
지금도 이 곳에 가면 당시의 웅장했던 성당 건물과 종탑, 부속 조형물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돌벽, 분수대 등을 볼 수 있다. 또 따로 마련된 유물 전시장에 전시된 농기구, 생활용구, 의복, 무기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도 있다.
제비축제는 올해로 47주년을 맞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21일, 22일이 열리는 제비축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페스티벌은 아침에 미션의 종이 우렁차게 울리면서 시작되는데 종소리와 함께 제비들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장관을 이룬다.
페스티벌에서는 토산품과 그림 전시회가 열리며 애나하임 발레단의 ‘돌아온 제비’라는 공연도 열린다. 마리아치 등 각종 밴드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어린이들이 고유복장으로 무용을 선사한다.
문의: (949)234-1300
www.missionsjc.com
한편 21일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다운타운에서도 ‘아트 페스티벌’ 등의 축제가 이어진다. 행사를 구경하면서 다운타운에 모여 있는 30여개의 역사적 건물들을 워킹 투어로 감상할 수 있는데 거리 곳곳에 지도가 그려진 안내문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에서는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망아지 타기가 있고 문화 행사가 수시로 열리는 시립 도서관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사적지인 로스 리오스(Los Rios)는 빼놓지 말아야 할 관광코스다.
인근 대너포인트, 샌클레멘티 등 해변 도시들이 모여 있어 덤으로 바닷바람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샌디에고 방향으로 1시간30분 정도 내려가면 엘시노 호수로 빠지는 74번 오르테가(Ortega) 하이웨이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내려 안내표지를 따라 가면 된다.
<백두현 기자>
어린 자녀들과 함께 즐기면서 하루를 보내기 좋은 축제이다.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제비 축제에서 선보이는 인디언 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