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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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소금밭 보이는 데스밸리 최고봉에

2009-02-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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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18>(상) 텔레스콥 픽 (Telescope Peak, Death Valley N.P.)


■ Telescope Peak, Death Valley N.P.

거리 14 마일
소요시간 7시간
등반고도 2,920피트
난이도 4(최고 5)
Season 10월~4월
추천등급 4(최고 5)



산행중 거치는 ‘배드워터’ 해저 282피트


고도 1만1,049피트의 텔레스콥 픽은 데스밸리(Death Valley) 공원 안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며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위트니산(Mt. Whitney)과 가장 낮은 지점인 배드워터(Bad water)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마호가니 플랫(Mahogany Flat) 캠프장(8,133)에서 시작하여 초반부 2마일과 산봉우리를 스위치백으로 돌아가는 후반부 2마일이 제법 경사가 심하고 중간부분은 능선을 따라 일직선으로 난 등산로에서 데스밸리의 부드러우면서도 엄숙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산악회의 지난해 감사절 연휴 등반 산행지인 텔레스콥 픽을 향해 5Fwy·14Fwy·178Hwy를 달렸다. LA에서 목적지인 와일드로즈(Wildrose) 캠프장까지는 약 250마일, 4시간30여분 정도 소요되었다.

178Hwy에서 데스밸리로 들어가는 관문인 리지크레스트(Ridgecrest)란 동네에서 반드시 자동차에 개스를 채우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이 동네를 지나면 약 60마일 구간 동안 개스 스테이션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리지크레스트 다음 도착하는 트로나(Trona)라는 작은 동네는 미네랄을 가공하는 공장 몇 곳에서 흰 연기를 뿜고 있으나 거주환경이 LA와는 수십 년 뒤떨어진 시골을 보는 것 같았다.

혹시 점심을 먹을 만한 식당이 있는가 하고 눈여겨보았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와일드로즈 캠프장까지 오고 말았다. 도착시간은 오후 12시30분. 약간 시장기가 있는 차에 조래복 회원이 가지고 온 시루떡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회원들이 모두 모인 후 5인용 텐트 외에 2인용을 추가로 설치하고 등산로 입구까지 미리 현장답사를 해 보기로 했다. 차를 몰고 산위로 올라서니 햇살을 받아 굵은 곡선을 드러내는 산등성이마다 도시의 방문객들을 푸근하게 맞이하는 듯하다.


산길을 약 5마일 들어가니 옛적 이곳에서 광산 제련용으로 쓰던 숯가마니 행렬이 나타난다. 차콜 클라인(Charcoal Kline)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곳 숯가마니들은 돌로 만들어져 있고 크기가 조그마한 2층집 정도 되는데 10개가 나란히 있었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1870년께 근처 은광에서 광석 제련을 위한 연로로 사용하기 위해 이곳에서 숯을 구웠는데 이탈리아 사람이 디자인했고 중국 사람들이 노동을 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광산과 너무 떨어져 있어 3년만 사용하고 말았다고 한다.

차콜 클라인에서부터 좀 더 급경사를 올라가는데 돌이 많고 길이 좁아 4륜 구동차량이 유용했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마호가니 플랫(Mahigany Flat) 캠핑장은 산꼭대기에 있으면서 나무숲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산세가 매우 수려한 곳이었다. 모두들 이곳에서 캠핑할 걸 하면서 아쉬워한다.

캠핑장으로 내려와 보니 테이블 위에 각종의 반찬들이 가득 하다. 세 명의 여자 회원들이 준비했다고 한다. 남자 회원들은 그저 감사히 저녁을 먹고 불을 피웠는데 날씨가 예사롭지 않게 추워진다. 또한 계곡을 따라 밀려오는 바람이 매섭다. 약 9시께 장비를 정리하고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데 생각보다 푸근하다.

코를 고는 대원이 있었지만 다행히 견딜만 했다. 아침 4시45분, 기상시간 15분 전에 여성 회원들이 먼저 나와 달그락 그리면서 그릇을 챙기기 시작한다. 아침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무척 부지런한데 남자 회원들은 모두 잠은 깼으나 일어나지는 않고 게으름을 피운다.

잠시 후 일어나라는 여성 회원들의 일침에 밖으로 나오니 날이 매우 차다. 얼른 사발면을 한 그릇씩 먹은 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6시30분에야 캠프장을 출발했다. 4×4 SUV가 앞서고 나머지 회원들은 승용차로 뒤따라 나오는데 비포장 올라가면서 속력을 조금 내니 뒤차는 먼지 속에 보이질 않는다. 이한영 회원이 걱정이 되는지 천천히 가자고 한다.

<다음주 계속>

<자료제공: 김인호 산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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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노동력으로 지은 숯가마 차콜 클라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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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도중 내려다보이는 배드워터(Bad Water)의 소금밭 전경. 북미주에서 가장 낮은 지점(해저 282피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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