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젠주흐트

2008-12-1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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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요한 헤거스타운한인교회목사/안나산기도원 이사장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고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고생을 하였던 요셉 에디슨은 “플라톤, 당신 말이 맞았소!”라는 유명한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플라톤이 인간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우물과 같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갈증이 무신론자인 버트란트 러셀에게도 있었습니다. “나의 중심은 영원히 언제나 세상이 담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어떤 것을 갈망하는데서 오는 무서운 고통이다.” 아주 지독한 무신론자인 프로이드에게도 같은 이유로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의 나이 66세 때에 일생동안 떠나지 않는 이상하고 비밀스러운 갈망(strang, secret longings)이 있었다고 고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것을 젠주흐트(sehnsucht)라 했습니다.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ness)
젠주흐트로 고생하던 칼 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프로이드의 제자로서 그는 기독교, 힌두교, 그리고 불교를 포함하여 아주 광범위하게 연구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젠주흐트의 현상은 모든 인간에 공통된 현상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그는 집단무의식이라 하였습니다. 후에 그는 이것을 하나님의 형상이라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창조주가 인간의 모든 마음속에 심어 놓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프로이드 역시 인간의 영혼 안에 신적정신이 새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의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두뇌에 유전적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는 ‘영구전자회로(hardwired)’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만약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젠주흐트는 모든 인간의 공통현상이 됩니다.

■이정표(signpost)
C. S 루이스 역시 젠주흐트로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는 이것을 충족되지 않는 갈망, 어떤 만족감보다 그 갈망 자체를 더 갈망하게 만드는 갈망이라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의 나이 31세에 그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켈트족의 우울’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우울증에 고생하던 그의 삶은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창조주와 만나기 전까지는 어떠한 성취와 부와 명예도 인간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했습니다. 1654년 11월 23일에 파스칼은 하나님을 체험하였습니다. 후에 그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오직 하나님으로만 채워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중세의 안셈은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갈망은 그 기원이 다름 아니라 하나님께 있으며 오직 하나님 의해서만 만족될 수 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결코 참된 안식을 얻을 수 없다는 어거스틴의 말은 참입니다. 그래서 루이스는 젠주흐트는 하나님을 만나게 해 주는 이정표로 사람의 마음에 심겨져 있는 것이라 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 6: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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