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로 예산 깎이고 직원 잘리고
미 경제불황의 음울한 분위기와 실제적 영향이 할리웃에도 파급, 지금 미 연예계는 심리적으로 또 물질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연예전문지들이 보도했다. 메이저와 TV 네트웍들이 지금 예산을 삭감하고 직원들을 해고하고 근검절약을 실천하면서 할리웃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할리웃의 생산품은 창조성에 의해 측정돼 이런 우울한 기운은 창조성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터 분위기 위축되니
창조적 마인드도 위축
연말 시상식 시즌인데
성대한 파티 꿈도 못꿔
‘쏘’(Saw) 등 엽기 공포물로 큰돈을 번 라이언스게이트는 최근 전 직원의 8%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 TV의 제작부는 TV 시리즈 예산 2% 삭감을 발표했고 NBC 유니버설은 2009년 지출 예산에서 5억달러를 삭감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CBS는 지금 소문 안내고 전국의 TV와 라디오 방송국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대형 삭감정책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질구레한 시책을 병행하고 있다. 간부들이 여행할 때 이코노미석을 이용토록 하고 식사와 유흥비를 삭감하고 비업무용 신문과 잡지 구독을 금지시키고 있다.
일례로 소니 영화사는 최근 고급 간부들이 회사 돈으로 보던 ‘하우스 앤 가든’ 같은 잡지 구독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일부 메이저들은 회사 돈으로 제작자들이 개스를 구입하던 것도 중단시켰다. 심지어 사무용품과 병물 공급도 삭감하고 있다.
할리웃은 과거 요즘 같은 시상 시즌이 되면 푸짐한 선물을 마구 뿌려왔는데 이것도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얼마 전 거행된 BAFTA/LA의 브리타니아 시상식 때는 아무 선물도 없었다. BAFTA/LA는 할리웃 주재 영국 연예기자들의 모임이다.
메이저들은 시상시즌에 스타들이 참석하는 프리미어를 위해 시사회 후 수십만달러짜리 파티를 열게 마련인데 최근 이런 성대한 파티도 엄선된 대작 외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는 LA와 뉴욕 양 대도시에서 열렸으나 이젠 한 곳에서만 프리미어를 하고 다른 곳에서는 전식과 드링크만 있는 가벼운 시사회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또 메이저들은 파티를 열 경우에도 자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후원업체를 불러들여 파티가 특정 상품 판촉행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각종 영화제도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할리웃의 이런 지출삭감이 이미 메이저들이 기구를 축소하고 대규모 제작비 영화 제작을 기피하고 있는 중에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할리웃이 살림 지출을 줄이게 된 까닭은 1년 전 이맘 때 있은 작가노조 파업의 영향 탓이다.
올해 초 워너는 인디 제작 배급사인 워너 인디펜던트와 픽처 하우스를 폐쇄하고 자회사인 뉴라인의 규모를 축소했다.
또 패라마운트는 역시 특수영화 제작 배급사인 밴티지의 직원 60명을 해고하고 이 자회사를 모회사 안으로 흡수했다. 이보다 훨씬 전인 지난 2005년 워너는 400명을 그리고 유니버설은 2006년에 650명을 각기 해고한 바 있다.
할리웃의 이런 전반적인 지출 삭감과 해고는 메이저와 TV 네트웍뿐 아니라 인심 좋기로 소문난 연예 대행업체와 군소 영화업체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할리웃의 대형 연예산업체들은 이미 계획했던 해외에서의 대형 장기 사업계획도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할리웃의 불안한 기운은 다음과 같은 한 연예업 종사자의 말에서 잘 느낄 수 있다. “소비자들이 매일 같이 마시던 3달러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포기한다면 1장에 8달러하는 극장표와 1개에 20달러하는 DVD를 포기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아니냐”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