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의 계절

2008-11-2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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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정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이제는 단풍잎이 노랗게 물든 가을이 왔음을 피부로 느낀다. 이른 아침 잔디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 있다.
이맘때 옛날 한국에서는 우리 어머니들이 연탄, 쌀, 김장을 걱정하곤 했었다. 이 세 가지가 해결되면 겨울을 지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단어들이 생소하기까지 하다.
여기 미국에서는 이런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케냐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임산부의 70%가 돌이나 흙을 먹는다고 한다. 오도와는 식용돌이라 불린다. 하루 한 끼도 힘든 상황에서 돌을 먹으면 철분이 있다 하여 매일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돌에는 각종 기생충이 있고, 또 신장결석이 생기기가 쉽다고 한다. 어떤 여자는 21년째 돌을 먹고 산다고 한다. 오랫동안 돌을 먹고 살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데 사실이라고 한다. 얼마나 먹을 것이 없으면 인간이 돌을 먹겠는가.
성경의 데살로니카 전서에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뜻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 위에서 산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좋은 환경 속에서 풍요로운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11월은 감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넓은 들의 곡식과 추수의 기쁨을 만끽하는 농부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주신 것과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며, 식구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고,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으며,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이 계절에 감사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불평 없이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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