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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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인터뷰- ‘007 위로의 양’제임스 본드역 대니얼 크레이그

2008-11-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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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에 개봉되는 22번째 007 시리즈 ‘위로의 양’(Quantum of Solace)에서 제임스 본드로 나온 대니얼 크레이그(40)와의 인터뷰가 지난 달 20일 LA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검은 양복에 짙은 감색 셔츠와 타이를 한 우아한 차림의 크레이그는 그의 첫 번째 본드영화 ‘카시노 로열’을 찍던 중 다친 오른쪽 어깨가 이번 영화 촬영에서 악화돼 수술을 해 삼각붕대를 하고 있었다. 늑대 같은 눈매와 야성미를 지닌 그는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명석하게 답을 했다. 인터뷰 후 기자가 한국인이라며 인사를 하자 크레이그는 “지난 번 영화 홍보 차 한국에 갔는데 정말 좋았다”면서 “이번에는 가지 못해 유감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맡는 역에 이젠 본능적 감각 갖게돼
다친 어깨 악화돼 수술, 이젠 많이 회복
가장 받고싶은 선물은 물건이 아니라 ‘마음’
영화와 무관한 가족 이야긴 하고싶지 않아


-영화 촬영 중 얼마나 다쳤는가.


▲몇 군데 멍이 들고 또 찢어져 몇 바늘 꿰맸을 뿐이다. 영화에서 내 몸에 난 많은 상처들은 분장사의 작업 결과이다. 심각한 상처는 없다.

-마크 포스터 감독은 ‘몬스터스 볼’과 ‘네버랜드를 찾아서’ 및 ‘연 날리는 소년들’과 같은 예술적 영화를 주로 만든 감독이다. 이 영화는 그의 첫 대형 액션 작품인데 그와 일한 경험은 어땠는가.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어서 그가 영화를 감독한다는 말을 듣고 흥분했었다. 그는 다른 주제들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잘 만드는 얘기꾼이다. 이 영화를 위해서 우리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 그는 주도면밀한 사람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두번째 본드 역을 맡으면서 첫 번째 경우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그와 더 가깝고 또 그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생각하는가.

▲이 영화를 ‘카지노 로열’의 직접적인 속편으로 만든 까닭은 전편에서 못 다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끝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본드가 극적으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두 영화에는 공통 주제가 흐르는데 그것은 당신이 누구를 믿을 수 있으며 또 당신의 친구는 누군가 하는 점이다. 이 영화 끝에 그들이 밝혀지는데 M(본드의 상관으로 주디 덴치 분)과 필릭스 라이터(CIA 요원)다. 이제 본드와 이 두 사람간의 관계가 굳건해진 만큼 여기서부터는 얘기를 우리가 원하는 어느 방향으로든지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됐다.

-이 영화 개봉 후 한 달 만에 당신의 또 다른 영화로 2차 대전 실화를 다룬 ‘도전’(Defiance)이 개봉된다. 순 액션영화인 ‘위로의 양’과 매우 인간적이요 겸허한 영화인 ‘도전’이라는 두 다른 영화에 대한 당신의 마음 준비는 어떤 것이었는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다. 난 단지 배우로서 내 일을 할 뿐이다. 그건 내 직업이다. 나는 늘 서로 다른 인물들을 탐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매번 다른 인물을 맡는다는 것이 특별히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 것은 내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고 또 나는 이젠 어느 역이든지 그것에 대해 본능적인 느낌을 갖게 될 만큼 오래 일해 왔기 때문이다. 주제가 무엇인가 하는 점은 별 문제가 안 된다. 그것에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팔을 다쳤는가.

▲‘카지노 로열’을 찍다가 어깨뼈를 다쳤는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것이 악화됐다. 그래서 수술을 했는데 이젠 많이 좋아져 회복 중이다.

-본드 영화는 매 편마다 새로 제작된 각종 소형 신병기가 특징이다. 당신은 이제껏 받은 선물 중 가장 아끼는 것이 무엇이며 또 받고 싶은 것이 있는가.

▲마음의 평화다(웃음). 난 필요한 것은 다 갖고 있어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것을 주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점이다. 주는 사람에 따라 가장 작은 물건이라도 우리의 삶을 개선시킬 수가 있다. 난 정말 물질적으로 욕망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당신은 10대 딸이 있는데 당신은 어떤 아버지인가.

▲그 질문에는 답을 않겠다. 미안하다.

-당신은 올해 40세가 되었는데 결혼해 새로 가족을 형성하겠는가.

▲그것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겠다. 미안하다.

-당신이 좋아하는 술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마시는가.

▲특별히 좋아하는 술은 없다. 그러나 기네스와 샴페인을 12개의 굴과 함께 마시면 즐거운 음주가 될 것이다.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로서 사람들이 당신에게 거는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고 있는가. 당신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데.

▲그것은 직업에 따라다니는 한 조건이다. 요즘은 모두들 카메라를 갖고 있어서 사람들의 개인생활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난 가능한 한 개인적인 일상을 지키려고 애쓴다. 가능한 한 사람들로 벅적거리고 또 카메라들이 몰려 있는 곳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신은 2004년에 최고의 영국 배우로 선정된 바 있다. 거기까지 오르는 것이 더 어려웠는가 아니면 수퍼스타로 정상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려웠는가.

▲난 결코 어디엔가 오르려고 해본 적이 없다. 난 그저 내 직업을 사랑할 뿐이다. 난 늘 함께 일할 가장 좋은 사람들과 최고의 각본들을 찾아 왔다. 물론 나도 야망이 있다. 삶을 살기 위해선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가능한 한 현실적이려고 애쓴다. 삶이란 스스로 제 코스를 지니고 있어서 난 그 코스가 어떤 것이든 그 때마다 그것을 나 나름대로 다룰 것이다.

-당신은 옷을 참 잘 입어 우아한데 제임스 본드가 된 이제 옷 등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는가.

▲내 역을 위해 만들어진 옷이어서 입었을 뿐이다. 그러나 난 언제나 멋있는 옷을 좋아했다. 여유가 없어서 못 입었을 뿐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어려운 장면은 무엇이었는가.

▲비행기에서 튀어나와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위해 우리는 시속 200마일로 바람이 부는 수직바람 터널에서 연습했다. 이는 실제로 비행기에서 급속도로 추락하는 실제 경험과 똑같다. 위험하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장면이었다.

-본드 역을 맡은 것을 잠시나마 후회한 적이 있는가.

▲결코 없다.

-이번 본드를 보다 사실적이요 과거의 본드와 달리 만들기 위해 마크 포스터 감독과 어떻게 논의했는지.

▲마크가 이번에 해낸 일은 본드 영화에 스타일 있는 개념을 부여한 것이다. 현대적 감각과 함께 60년대 후반의 스파이 스릴러의 스타일을 갖추었다. 난 이 영화가 사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환상이요 과장된 사실이다.

-자랄 때 누가 당신의 영웅이었는가.

▲리버풀 축구팀의 케빈 키간이었다.

-당신은 4편의 본드 영화에 계약했는데 제3편 촬영계획이 이미 마련됐는가.

▲전연 아니다. 그래서 난 지금 여유를 즐기고 있다.

-영화 촬영이 끝나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려고 했는가.

▲휴가를 얻어 적어도 2주간 하루 종일 먹고 마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휴가를 내 이탈리아에 갔다. 거기서 영화 촬영 6개월간 못한 일들인 마시고 파스타를 먹고 책을 보고 그동안 못 본 영화도 봤다.

-당신의 전임 본드 배우 중 한 사람이 이 역은 가장 힘들고 어렵고 거의 하기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진짜 힘든 일이다. 그러나 즐거움도 많은 일이기도 하다.

-역을 위한 체력단련은.

▲주 5일 체육관에서 1시간씩 운동하고 40분씩 격투연습을 했다. 난 체력단련을 아주 싫어한다.

-고속운전 장면을 위해 어떻게 준비했는가.

▲애쉬톤 마틴 제조사가 촬영 전에 차를 운전하도록 허락해 테스트장에 가서 다방면으로 연습했다.

-우리의 직업은 당신의 배후를 캐는 것인 반면 당신은 스스로에 대해 밝히기를 원치 않는데.

▲난 상당히 공개적이다. 당신들이 보는 것이 바로 나다. 단지 내 개인적 삶에 관해서 말하지 않을 뿐이다. 내 가족과 친구는 내 영화와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그들을 개입시켜선 안 된다.

-당신의 본드는 션 코너리의 본드보다 훨씬 덜 바람둥이인데.

▲시간을 달라. 이 영화에서 본드가 여러 여자와 섹스를 안 한 것은 그가 전편에서 지극히 사랑한 여인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 여자 저 여자와 잔다면 그것은 이야기 흐름에 어긋난다. 그러나 다음 영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

-코너리와 역에 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가.

▲없다. 그가 내 영화에 만족했다는 말만 들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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