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 하워드 카운티 한인회 케어라인 본부장
38세 된 남자분이 미국 직장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마약 검사에 걸렸다. 직장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안보 관련 정부직원들은 1년에 한 번씩 마약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보통 소변검사를 한다고 미리 통지가 오기 때문에 마약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검사 날짜를 미리 알아내 검사에 나오지 않도록 소변을 속일 수가 있어 감쪽같이 몇 년을 아무 사고 없이 지냈는데 이번에는 예고 없이 했기 때문에 걸렸다는 것이다.
이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왔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원만해 다른 사람들도 많이 좋아했으며,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하게 됐다. 보수도 좋았다. 그러나 마약을 끊지 못해 항상 죄지은 사람같이 살아왔으며 직장에서도 어울리는 사람 없이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항상 마음은 비어 있고 불안, 초조해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마약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라고 한다. 왜 시작했는지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다른 학교친구들이 대개 마약을 했고, 한국 사람이어서 받는 은근한 차별이 한 원인이 됐다. 공부는 뒤떨어지지 않았지만 학교 가기가 싫었고 친구들도 없었다고 한다. 마약을 시작했을 때도 다른 미국아이들보다 마약 값을 비싸게 받고 또 부모님이 장사를 해 항상 현금이 있는 것을 알고 많이 사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별 말썽이 없었고 성적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은 무엇이든지 해달라는 것을 들어주셨고 사랑해주셨다. 부모님한테 마약 하는 것이 걸릴까봐 항상 부모님과의 거리를 두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혼을 해 아이들까지 두자 마약을 끊으려고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아내가 알고 말렸지만 때는 이미 늦어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끊을 수가 없었다. 직장 생활에 바쁘다 보니 세월은 그런대로 흘러 자식들한테도 소홀하게 되었고 돈은 돈대로 없어져 결국 이혼을 했다. 자식까지 모두 아내에게 뺐기고 살고 있는 집도 아내에게 주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작은 아파트를 얻어 가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직장뿐인데 직장에서도 마약 하는 것이 들켜서 직장까지 잃게 되었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왔다.
자신은 마약이 무섭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별 부작용이 없는 것 같고 마약이 없으면 정말 직장에서 오는 인종차별, 주류 사회의 소외감, 자신의 외로움 때문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더군다나 한인사회에서는 주류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칭찬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기대가 많아 다른 한국 사람과의 관계도 점점 멀어지고 이제는 혼자란다.
한국사회에서는 마약은 청소년만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소년이 아닌 한국 어른들도 많이 하고 있다. 어른인 경우는 이분같이 어려서부터 습관성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스트레스 해소재로 별 큰일이 아니라고 부담감 없이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문제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본인이 마약을 한다고 생각하면 우선 전문가에 의뢰해서 비밀이 보장되는 진단을 받도록 권하고 싶다. 마약을 한다고 해도 요즘에는 종류에 따라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가족과 직장, 특히 자신을 잃기 전에 전문가에게 의뢰해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도록 권하고 싶다.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특히 중독이 심한 사람은 써박손이라는 좋은 약이 나와서 마약 대신 쓰다가 차츰 약을 줄이는 경우도 있으며 적극적인 상담으로 파괴된 인생을 다시 잡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마약으로 자포자기 상태이고 가정을 잃었다 하더라도 재활의 가능성은 늘 있으니 비밀이 보장되는 전화 한 통으로 상담을 의뢰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케어 라인 전화 410-461-1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