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마당에서 ‘공부해야 산다’라는 글을 읽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가히 생존경쟁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삶의 전쟁터라 말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자고나면 예측할 수 없이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매스미디어가 가져다주는 온갖 정보와 광고의 홍수 속에 묻혀 현대인들은 살아가고 있다.
공부, 삶에 꼭 필요한 말이면서도 한쪽으로는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었고, 지금은 아이들한테 제일 하기 싫은 말인 것도 같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세상과 보조를 맞추기 어려워 무난히 살 수 없다고 쓰셨는데 좀 잘못 하신 표현 같다. 앞으로의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신 것도, 바꿔 말하면 공부 안 하고 그저 그렇게 산다면 살아남지 못하고 큰 고통 속에서 삶을 어우적대며 살지도 모른다는 표현과 일맥 통한다고 보고 싶다.
결코 그렇지가 않다고 본다. 모든 이가 살아갈수록 편한 세상이라고 하면서도 시간에 여유가 없고 무엇에 쫓기듯 살고 있는 것 같다.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보이는 한 단면은 요즘 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날로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와 가정의 불화로 이혼율이 높다는 보고서가 말해준다.
절대 필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각자에게 적합한 취미생활일 것이다. 글 쓴 분 생각에는 모든 분이 영어 공부와 필요한 정보 수집을 게을리 하고 골프만 치고 노는 분들로 보여질지 모르지만 내 주위에 아는 분들은 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그리고 좋은 이웃과 더불어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더욱 알뜰히 보내려고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진정한 삶의 무게를 느낀다.
독서와 영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4시간의 라운딩 시간, 자연의 신비로운 푸르름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맑은 공기 속에서 큰 심호흡과 더불어 갖는 삶의 쉼표가 흘러넘치는 지식과 정보보다는 삶의 더 큰 지혜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본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그 다음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수학의 공식과도 같은 이야기다. 한가롭게 떠 있는 뭉게구름이 오늘은 더 평화로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