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은 바닥을 기는데
주택시장은 바닥을 헤매고 있어도 집 짓는 회사의 주가는 마구 뛰고 있다.
주택 건설사의 주가는 주택경기 하락과 함께 폭락했다가 지난해 11월말 한번 반짝 뜨더니 올 1월부터 크게 올랐다. 건설사 주가가 이처럼 급상승하자 주택 시장의 고전도 끝이 가까워 온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기대마저 생기고 있다.
폭락 이후 올 1월부터 크게 올라
S&P 주택건설 지수 24%나 급등
침체 국면 벗어나나 때이른 기대
일각선 “반짝 주가상승” 회의론도
주택 건설주 상승에 힘입어 S&P 주택 건설 지수는 올해 24.6%나 급등해 2008년중 최고의 투자 실적을 보이는 산업으로 떠올랐다. 주택 시장은 바닥을 기는데 주택 건설사 주가가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투자 실적주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S&P500대 주식 중 올해 최고 실적주 탑 5중 주택 건설사 주식이 3개나 들어 있다. 그중 고급주택 건설사인 풀트(Pulte-PHM)는 당당 챔피언 주식으로 올해 무려 51%나 급등했다. D.R.호턴(Horton-DHI)은 랭킹 3위로 30% 뛰었고 KB 홈(KBH)은 5위로 26%가 올랐다.
주택건설주의 급등은 주택시장의 나쁜 소식들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위력마저 발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달 27일 단독주택 판매가 13년만의 최악이라는 정부 뉴스가 발표됐고 럭서리 주택 건설사 톨 브라더스(Toll Bros-TOL)의 분기 매출이 23% 급감하고 손실도 9,600만달러로 늘었다는 나쁜 소식이 전해졌지만 톨 브라더스의 주가는 23.83달러로 3.1%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건설사 주가의 파죽지세 상승 앞에 나쁜 뉴스가 소용이 없었다.
주택 건설 산업 전체를 지수화한 펀드인 iShare 다우존스 미 주택 건설 ETF(iShares Dow Jones U.S. Home Construction ex-change-traded fund)는 1.4% 증가했는데 S&P 500 지수가 0.1% 하락 1,380으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건설사들은 월스트릿의 골칫거리였는데 이같은 강한 상승이 단기 랠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날 경우 주식 시장 전반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고조되고 있다. 비스코우크 인베스트 그룹의 폴 힉키는 건설주 상승은 투자자들이 주택 건설이 2008년 하반기에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5 연속 이자율 인하와 추가인하 기대도 이런 낙관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건설주 상승은 신기루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주택 건설주는 주택 시장이 붐을 이뤘던 2000년부터 2005년 사이 무려 1,400%나 급격히 상승한 뒤 80% 폭락을 맞았는데, 닷컴 주식들의 행태와 너무나 흡사하다고 인베스텍 리서치사의 제임스 스택은 지적했다. 그는 닷컴 주식들이 1995년부터 2000년 사이 급상승했으나 결국 거품이 터지고 말았으며 잠깐 잠깐 반등은 있었으나 결국 2002년 완전히 바닥을 찍고 말았다고 지적하며 주택 건설주의 급등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택 건설 주 상승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케빈 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