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칼럼/ 행복

2008-01-1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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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민목사(아펜젤러기념 내리연합감리교회)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소원이 있다면 아마 복을 받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인사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다.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인사말이다. 사실 복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다 복 받기를 원한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11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벨기에 출신의 극작가 머우리스 메터링크(Maurice Maeterlinck)가 쓴 ‘파랑새’라는 작품은 우리의 행복 본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난한 나무꾼 아버지의 자식인 ‘치르치르’와 ‘미치루’ 두 남매, 행복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파랑새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그렇게도 찾고 싶었던 파랑새를 찾지 못했다. 눈앞에 금방 나타날 것만 같다가도 금 새 사라지고 만다. 결국 남매는 죽도록 고생만 하고 행복의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지친 몸을 이끌고 자기들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자기 집에 도착해 보니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행복의 파랑새가 새장에 앉아 있는 것이다.


남매는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가까이에 있는 행복은 깨닫지 못하고 행운만을 찾으려고 방황하던 두 남매의 어리석음이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쩌다가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몹시 기뻐했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자신에게 찾아 올 행운을 기대하며 책갈피 속에 소중하게 보관하기도 했다. 아마 이런 것을 한번쯤 안 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을 가진 클로버를 찾기 위해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렸던 흔한 세 잎 클로버, 그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귀한 네 잎 클로버를 찾듯이 행운이 오기를 바라며 애써 요행을 구하는 삶을 살면서, 정작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세 잎 클로버는 그냥 지나쳐 버리듯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을 놓쳐버리는 삶의 모습을 어찌 생각해야할까.

“네가 범사에 잘되기를 원하노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온갖 평범한 행복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감사하지도 않은 채 지나쳐버리면서, 여전히 ‘범사’의 행복을 구하고자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행운만이 행복인 냥 사는 인생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흔하고 평범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생활이야말로 놓치지 말아야할 행복이다. 금년 한 해는 그런 행복이 넘치는 해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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