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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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Laura)

2008-0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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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Laura)

수사관 마크가 갑자기 나타난 로라(왼쪽)를 심문하고 있다.

피살된 미모의 여인 초상화에 빨려들어

우아하고 세련된 필름 느와르
오스카 촬영상 받은 흑백 명작

운명적이면서도 고매한 스타일을 갖춘 꽉 짜여진 살인 미스터리 필름 느와르로 명장 오토 프레민저가 제작하고 감독한 1944년작 흑백명화다.
은근한 분위기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뛰어난 연기 및 서슬 퍼렇게 독기서린 대사들이 있는 빼어난 수사물이다. 특히 오스카상을 받은 촬영과 가슴을 사로잡는 데이빗 락신의 음악은 보는 사람의 눈과 귀를 현혹시킨다.
살인자의 설명식으로 진행되면서 중간 중간 회상조로 장면이 전환된다. 주인공들은 뉴욕의 광고회사 사원 로라(진 티어니)와 그의 후원자인 명칼럼니스트 왈도(클리프턴 웨브) 그리고 로라의 죽음을 수사하는 과묵하고 강인한 수사관 마크(데이나 앤드루스) 등. 무대는 뉴욕의 상류사회로 이들 3명의 주변으로 여자 돈이나 뜯어 먹으며 사는 바람둥이 쉘비(빈센트 프라이스)와 쉘비를 사랑하는 중년 여인 앤 등이 개입한다.
로라가 자기 집에서 얼굴이 무참히 일그러진 채 총격 살해되면서 마크가 수사를 맡는다. 마크는 로라의 주변 인물들인 왈도와 쉘비 및 앤 등을 심문한다. 이 과정에서 왈도가 자신의 막강한 언론의 힘을 사용, 로라를 광고회사 사원으로부터 뉴욕 광고계의 실력자로 키워 놓았다는 것과 로라의 약혼자인 쉘비가 앤과 밀회를 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펜을 독검처럼 쓰는 왈도는 로라를 광적으로 사랑해 로라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유지할 때마다 그것을 파괴해 버린다.
마크는 수사 차 로라의 아파트를 드나들면서 리빙 룸 벽난로 위의 로라의 대형 초상화에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어느 날 로라의 초상화 앞에서 잠이 든 마크 앞에 불쑥 죽었다던 로라가 나타난다. 과연 총에 맞아 죽은 여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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