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왼쪽)와 에드워드가 피라미드를 보려고 이집트에 왔다.
스카이다이빙 직전의 에드워드(왼쪽).
나, 죽기전에 이건 꼭 할래
시한부 삶 두 노인이 벌이는 갖가지 해프닝
영어 속어로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는 ‘죽는다’는 뜻으로 이 영화의 제목은 죽기 전에 하고픈 일들의 목록을 뜻한다. 이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성격과 배경이 판이하게 다른 두 늙은 암환자가 죽기 전에 평생 해보고 싶었으나 못한 일들을 하느라고 난리법석을 떠는 노추 넌센스 코미디다.
로브 라이너 감독(‘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과 두 수퍼스타 잭 니콜슨과 모간 프리맨이 재능을 하수 붓듯 내다버린 상투적인 일들로 채워진 오물양동이 같은 영화다.
죽음과 필사성 등에 관한 고찰도 있긴 하지만 얄팍하기 짝이 없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특히 머리를 박박 깎은 채 벅스 버니 만화영화의 주인공처럼 과다하게 코믹한 연기를 하는 니콜슨의 모습이 목불인견이다. 어찌나 연기 자랑(?)을 하는지 보자니 거부감이 인다.
자동차 정비공 카터(프리맨)가 담배를 피더니 결국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다. 병실 동료가 억만장자인 에드워드(니콜슨). 에드워드는 병원의 주인인데도 ‘만인에게 동등한 대우’를 이라는 자기가 세운 규칙 때문에 카터와 한 방 신세가 됐다. 둘에게 내린 진단은 앞으로 1년 정도 더 산다는 것. 둘은 병실에서 서로의 후회와 못 이룬 꿈과 남은 희망 등을 얘기하며 관계를 맺어간다. 이런 과정에서 화장실까지 비상 수송 등의 갖가지 우스갯짓들이 묘사된다.
만물박사(특히 ‘제퍼디’ 귀재다)로 사려 깊은 카터는 역사 선생이 되고 싶었으나 가족부양 때문에 꿈을 접은 사람. 4번이나 결혼한 에드워드는 돈으로 살 것은 다 샀지만 유일한 가족인 외동딸과 관계가 소원한 고독한 남자다.
어느 날 에드워드가 카터가 적은 ‘양동이 목록’을 발견, 거기에다 자신의 황당무계까지 한 요란 벅적지근한 희망사항을 추가한다. 그 내용인즉슨 스카이다이빙과 경주차 운전과 세계여행 등.
처음에는 에드워드의 터무니없는 목록에 실소하고 반대하던 카터도 결국 에드워드의 진의에 설득돼 목록 실천에 들어간다. 그래서 둘은 에드워드의 비서 하나만 대동하고 에드워드의 개인용 제트를 타고 남불, 남아프리카, 피라미드, 타지마할, 만리장성과 히말라야 및 홍콩 등지를 찾아 간다(그러나 촬영은 전부 할리웃 스튜디오에서 했는데 리어-프로젝션 티가 너무 난다).
여하튼 카터와 에드워드의 평생소원과 함께 그들의 세상에서의 남은 일들이 말끔히 정리된 채 둘의 유해는 커피 깡통에 담겨 히말라야 정상에 일치된다. PG-13. WB. 일부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