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의 새해 전략
새해에는 집을 장만하고 싶은데 주택시장이 불안하고 가격이 더 떨어질까 겁이 나 집을 사기가 망설여진다. 분명 집값은 대폭 떨어져 예전에는 꿈도 못 꾸던 가격으로 내려와 있지만 사고 난 뒤 더 떨어질지도 모르니 선뜻 마음을 정하기가 어렵다.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까.
집값이 자고 일어나면 또 올라있던 시절에는 과감하게 매입을 결정하던 바이어들이 지금은 가격이 바닥세이지만 감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다. 비쌀 때는 쉽게 사고, 쌀 때는 오히려 사지 못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가격이 바닥 중에서도 가장 낮은 바닥에 닿았을 때 매입하고, 사고 나면 오름세로 돌아서는 그 절묘한 시점은 언제일까?
자주 오지 않는 ‘바이어 마켓’돌입
적절한 가격의 마음에 드는 집
10∼15% 내려서 가격 오퍼 내볼만
그러나, 바로 이런 타이밍을 잡겠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새해 내 집 투자의 핵심적인 전략이 돼야 한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주식 투자에서 많은 투기자들이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팔겠다는 ‘타이밍’을 노리지만 현실적으로는 헛된 꿈인 것처럼 주택도 정확한 타이밍을 잡아서 매입하겠다는 욕심이 주택 매입을 가로막고, 결국 때를 놓치게 한다는 것.
절묘한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은 단순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바닥에서 매입하고 싶어하지만 바닥인지 아닌지는 당시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지나봐야 그 때가 바닥이었구나 하고 되짚어 볼 수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새해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다면 주택 가격이 최저점으로 떨어지는 때가 되어야 집을 사겠다는 전략은 버려야 하며, 여러모로 살펴본 다음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냈고 가격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매입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미 집 사기 아주 좋은 농익은 바이어마켓이기 때문이다. 또 바닥에서 사고, 매입하고 나면 반등세로 돌아서는 이상적인 타이밍을 안다고 해도 원하는 집을 찾고 융자를 받고 거래를 종료시키려면 그 최상의 타이밍이란 것도 이미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매입 작전을 미루지 말고 일단 진행시켜야 한다. 그러나 많은 로컬 시장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 매입 작전을 진행시키되 느긋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한해 집값은 전국 평균 4% 하락했고 새해에도 금방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엄청난 재고가 쌓여 있고 연체와 차압이 계속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2008년에도 주택 가격은 전국 평균 6%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연방정부의 지원이 추가적인 하락을 막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큰 물길을 돌릴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2009년 이전에 가시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모든 사정을 염두에 두고 내 집 마련 작전을 전개한다.
우선 살고 싶은 지역을 찾고, 그 지역의 현재 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봐야 한다. 미국 전역의 평균적인 모습은 밝지 않지만 주택시장은 강한 지역성을 갖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역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서는 매입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
느긋하게 집 샤핑하되 마냥 기다릴 생각은 버려라
‘바닥’ 잡으려다 보면 어느새 기회는 달아나는 법
지역에 따라 주택시장 상황이나 고용, 주택 재고, 차압 정도 등이 크게 다르다. 원하는 지역의 사정을 파악하기란 요즘은 수월하다. trulia.com, zillow.com,homegain. com 등 다양한 주택 정보 사이트를 체크하면 된다.
이런 웹사이트를 통해 지역의 대강 사정을 파악한 다음 발품을 팔아야 한다. 차를 타고 둘러보면서 포 세일 사인은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지, 동네 분위기는 어떤지 찬찬히 살펴본다. 몇몇 다른 부동산 회사 에이전트들과 접촉해 거래 및 가격 동향도 물어본다. 요구 가격에서 얼마나 감해서 거래가 되는지, 셀러 인센티브는 어느 정도 주고 있는지는 직접 둘러보고 접촉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이다.
몇몇 모기지 융자업체와도 접촉해야 한다. 융자 사이즈는 어느 정도이고 융자자격을 갖추기 위한 소득, 지출, 자산 정도, 크레딧 점수, 다운 페이 사이즈 등을 미리 알아두어야 진행에 차질이 없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대출 받기가 어렵다. 최근 봉급 명세와 세금보고, 저축 및 투자 어카운트 명세서 등을 준비해 둔다. 융자 신청할 때 필요한 서류들이다.
급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타이밍을 잡겠다고 마냥 기다리겠다는 자세는 금물이다. 느긋하되 열심히 샤핑을 해야 한다. 찾아 다녀야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 낼 수 있고 또 지금이 분명한 바이어 마켓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집을 매입할 수 있는 것이다.
오퍼를 넣을 때는 비슷한 집이 최근에 얼마에 팔렸는지 알아보고 그 가격에서 10% 내지 15% 내려서 협상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셀러가 화를 내며 퇴짜를 놓을지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일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도록 한다. 셀러에 따라서는 시장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자기 집 가치를 너무 높게 생각하여 비현실적 가격을 고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싸게 사고 싶다면 언제든 물러서 다른 집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셀러가 매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라면 가장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진 셈이다. 차압 위기라든가, 직장을 옮겨야 한다거나, 다른 집을 산 상태라든가, 투자했는데 집에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안된다. 또 작은 것으로 밀고 당기다가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런 기회는 주택시장에서 자주 오는 것이 아니라고 주택 투자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열심히 샤핑하고 시간을 내서 조사하여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