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TV 광고를 통하여 성탄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공화당 후보 중 한 사람인 전 아칸소 주지사 허커비는 침례교 목사 안수를 받은 사람이어서 그렇다고 넘어가지만, 진보 진영의 민주당 후보 클린턴과 오바마 역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어진 지금 온 가족을 동원하여 크리스마스 메시지로 어필하려 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학교에서 뮤직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크리스마스 콘서트’ 대신 ‘할리데이 컨서트’라고 해야 한다고, 그래야 ‘politically correct’하다고 떠들썩했던 기억이 있다. 어찌 보면 세계가 안고 있는 분란, 정치적인 논쟁이나 또,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견해의 차이 역시 종교로 인해 불거진 것인데 우리는 계속 나의 믿음이 우월함을 주장하고 있다.
몇 년 전 메릴랜드 소재 한국계 교회를 집계한 적이 있었는데 성당을 포함하여 거의 150여개의 교회가 이곳 한인들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건재하고 있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민자로서 안식처를 찾고 싶어서, 남들이 다 교회에 출석하니까, 아니면 생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교회를 찾기도 한다.
우리는 주위에서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서슴없이 내뱉는 사람들을 본다. 본인이 그렇다고 철석같이 믿기도 하고, 아무개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진정 그들이 독실한 크리스천인가는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그들의 행실을 떠올리면 그저 씁쓸한 기분으로 조소가 나올 뿐이다.
1979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테레사 수녀야말로 독실한 크리스천의 본보기이다. 아무런 욕심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서 버림받고 가장 고통을 받는 가난한 이들과 동고동락했던 분이었기에 존경심이 저절로 생겨날 뿐이다. 그녀가 남긴 최후의 평가(Final Analysis)를 나름대로 번역했는데, 독실한 크리스천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사람들은 가끔 정당하지 못하고, 비논리적면서 그리고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렇다 해도 그들을 용서해 주세요.
당신이 친절을 베풀면 사람들은 이기적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 단정합니다. 그렇다 해도 친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