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면도를 가는 스위니와 그를 사랑하는 러벳 부인.
‘면도칼 킬러’이발사의 피범벅 복수
‘플리트 스트릿의 악마 이발사’(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라는 부제가 달린 이 영화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괴기성과 예술적 감각 그리고 어두운 미에서 빛을 낼 줄 아는 팀 버튼이 감독했는데 그의 체질에 딱 맞는 영화다. 복수에 눈이 먼 시리얼 킬러 이발사의 얘기로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이긴 하지만 피범벅에 내용과 표면이 모두 너무 어두워 과연 일반 관객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 의문이다.
물론 음악은 대단히 좋은데 두 주연배우 자니 뎁(버튼과 명 콤비)과 헬레나 본햄 카터(버튼의 아내)는 물론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잘 한다.
영화는 밤의 템즈강에 도착한 배에서 호주의 감옥에서 탈출한 스위니 타드(뎁)가 청년 앤소니(제이미 캠벨 바우어)와 함께 런던의 지저분하고 어두운 거리로 발을 내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스위니는 아름다운 아내 루시와 어린 딸을 둔 행복한 이발사였는데 루시를 탐낸 판사 터핀(앨란 릭크만)이 스위니에게 누명을 씌워 호주의 교도소로 보낸다(영화는 거의 전부가 시퍼렇고 회색이거나 또는 흑백인데 이 회상 장면이 그나마 밝다).
스위니는 과거 자기가 살던 플리트 스트릿의 아파트에 찾아와 집 주인인 과부로 1층에서 파이점을 여는 넬리 러벳(본햄 카터)을 만나 다시 2층에 세 든다. 스위니를 몰래 연모해온 러벳은 스위니에게 루시는 자살하고 이제 10대가 된 딸 조핸나는 터빈의 집에서 감금된 상태로 살고 있는데 터빈이 조핸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알려준다. 이어 러벳 부인은 자기가 간직하고 있던 스위니의 면도상자를 건네준다.
복수심에 완전히 돌아버리다시피 한 스위니는 이때부터 라이벌 이발사(사샤 배론코엔)을 비롯해 손님들의 목을 면도로 가차 없이 베어 죽이고(시뻘건 피를 양동이로 퍼붓듯 한다), 러벳은 인육으로 고기파이를 만들어 장사가 잘된다. 그러나 스위니의 복수의 초점인 터핀은 운 좋게 스위니의 면도를 피한다. 피범벅 도덕극으로 가공할 비극으로 끝이 난다. 연기, 의상, 분장, 프로덕션 디자인 등이 모두 좋다.
골든 글로브 작품(코미디/뮤지컬), 남녀주연상 등 후보작. R. Dreamwoks.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