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반등까진 아직도 멀었다”
아직 멀었다. 2008년 주택 시장을 내다보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 한마디로 집약된다. 해가 바뀌어도 주택시장의 침체는 계속될 것이며 빠른 시간 안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숨어버렸고 모두들 비관론에 동승해 버렸다. 시장 개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고 가격과 판매량이 떨어지는 통계만 줄이어 나오니 희망의 새해가 다가와도 낙관의 목소리를 전하는 전문가들이 희귀하다.
▶다수의 우울한 전망
최악의 사태는 아직 오지 않았다. 페퍼다인 대학 부동산 관리이사이며 투자가인 데니스 토레스는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3~5년은 계속 하락세를 계속할 것이며 2006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6~7년이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 회사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조수아 샤피로도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미 전국 주택 가격이 평균 4.2% 하락했지만 2008년에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융자 공사기관인 패니매마저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서브프라임 융자 부실 사태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 어설픈 낙관론을 펼칠 수도 없었다. 패니매의 다니엘 머드 사장은 “미국 주택 시장은 2009년까지는 회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최근 주총에서 전망했다.
모기지 전문가의 견해 역시 좋지 않았다. 피저리 렌딩 솔류션사는 전국 중간 주택 가격이 새해에는 5.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40년간 가장 나쁜 것이다.
특히 플로리다와 네바다 등 급등지역 시장은 두 자리 숫자의 하락이 예상됐으며 동북부는 과잉건설이 적어 회복이 비교적 빨리 찾아올 것으로 전망됐다.
새해 전망이 밝지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하다는 점. 400만채 이상의 매물이 쌓여있으며 신축 주택 재고도 엄청 쌓여 있다.
그러나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고용 안정과 임금 인상, 연방정부 모기지 긴급 지원 증가 등 시장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도 많아 상당수 바이어들은 샤핑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영원한 낙관론자
만약 부동산 협회가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다면 그것은 아주 지독한 불황이 될 것이다. 그들은 가능한 거래를 부추기는 영원한 낙관론자들이다. 다행히 전국 부동산협회(NAR)는 2008년 반등을 전망했다.
새해 기존 주택 판매가 미미하나마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대부분 전문가 집단의 비관적 전망과 배치된다. 기존주택 판매는 올해 총 567만채로 잠정 집계돼 2006년보다 12.5% 떨어졌으나 2008년에는 570만채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11월 전망에서 하락을 점친 것보다 약간 밝아진 것이다.
NAR은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수치를 하나 더 발표했다. 거래 진행중인 판매량이 최근 소폭 상승해 새해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주택 판매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거래진행중인 판매 지수’가 아직 예년의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월별로는 최근 상승세였다. 9월 86.7에서 10월 87.2로 약간 올랐는데 두 달 연이어 상승세여서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작년 10월 106.8에서는 크게 내려가 있다.
NAR의 수석경제분석가 로렌스 윤은 “전체적인 추세로 보면 기존주택 판매가 새해에는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가드힐 파이낸셜의 앨런 로젠바움은 “이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에 반등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뭔가 나아진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3~4개월은 활발해야 하는데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진행중 판매지수는 동북부지역이 16% 뛴 80.6을 기록했으며(일년전보다는 11%나 낮다), 서부는 8.4%가 오른 87.3을 기록했다(일년전보다 17% 하락).
신축 주택의 고전은 새해에도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락세가 둔화되기는 하지만 계속 두 자리 숫자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NAR은 신축 단독주택 판매는 2008년에는 올해보다 12.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6년에 비하면 24.3%나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변수
쏟아지고 있는 차압 주택과 고용시장은 새해 주택 시장에 있어 최대의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차압은 내년에 25% 증가해 100만 채에 이를 전망으로 주택 시장을 더 압박할 것이며 렌더들의 융자 강화로 유자격 바이어 들이 감소할 것도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다.
고용 시장이 나빠져 실업자가 늘면 주택 시장이 두 자리 수로 떨어질 위험도 없지 않다.
<케빈 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