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사랑하고 용서하며
2007-11-16 (금) 12:00:00
백성민목사(아펜젤러 내리연합감리교회)
11월은 나에게 특별한 달이다.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손꼽아보니 금년이 벌써 결혼 22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모 신문에 80회 결혼기념일을 지낸 노부부의 기사가 있었다. 당시 남편은 105세, 아내는 100세였던 영국인 커플은 기네스북에 기록된 ‘세계 최장수 부부’로 소개되었다.
교회학교 교사였던 신부와 다섯 살 연상이었던 신랑이 시골의 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후 80년의 긴 세월동안 서로 사랑하며 함께 해로하는 놀라운 축복의 가정을 이루었다는 기사였다. 축하하러 모인 사람들이 이 노부부에게 “어떻게 그 오랜 세월을 해로할 수 있었습니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 때 남편이 대답하기를 “항상 아내에게 ‘여보, 사랑해요’라고 말했지요”, 아내는 말하기를 “전 남편에게 늘 ‘여보, 미안해요’라고 말했지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노부부의 복된 결혼생활의 성공의 열쇠는 다름 아니라 평생토록 ‘사랑하고 용서하며’ 서로 상대방을 배려한데 있었다. 사랑과 용서가 백년해로하고 장수하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삶을 통해 꼭 실천했던 성경말씀은 바로 에베소서 4장 26-27절로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였다. 이들 부부는 절대로 화를 품은 채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전날 아무리 다퉜더라도 아침이면 사랑으로 용서하고 새로운 날을 맞았다는 것이다.
목사인 나는 종종 혼인식 주례 요청을 받는다. 그 때 내가 결혼하는 젊은이들에게 늘 다짐하는 말은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을 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지독한 질병이라도 초기에는 대부분 쉽게 고칠 수 있지만 그 기회를 놓쳐 버린다면 비용이 몇 배나 더 들고 또 고칠 수도 어렵게 된다. 병이 만신창이 되어서 병원에 찾아오면 이미 때가 늦은 것처럼 결혼생활과 가정생활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생기기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며 또한 문제가 너무 심해져서 out of control 하기 전에 미리 손을 써야 한다고 권면하곤 한다.
워싱턴 주립대의 존 가트먼 교수, 부부치료학의 대가인 그가 35년 동안 3000쌍의 부부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연구에 의하면 부부 결혼생활의 파경을 가져오는 많은 이유가 “당신은 늘 그런식이지” 등의 비난이나 “당신이나 잘하세요” 또는 “자기 주제 파악이나 하라”는 등의 경멸조의 언어, 그리고 휴대전화 꺼놓기(또는 안받기) 등의 마음의 담쌓기 등이라고 한다. 부부가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무관심하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경멸한다면 불행한 결혼생활이 될 것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사랑하고 용서하며’ 서로 다가가는 대화를 나눈다면 틀림없이 행복한 가정과 축복의 결혼생활이 될 것이다.
사랑하고 서로 배려하는 귀한 마음이 어디 부부관계에만 필요하겠는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것이다. ‘미고사축’이라는 제목의 복음송에서 노래하듯이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축복해요!” 간단한 이 네 마디만 우리가 제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분명 보다 더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