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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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을 위한 사자들’(Lions for Lambs) ★★★(5개 만점)

2007-1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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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미국 각성’촉구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주연 정치극
극적 추진력-흥미거리 없어 거부감
3명의 수퍼스타 모습-연기대결 볼만

“부시는 미국을 평가 절하시켰다”고 비판한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하고 출연도 한 정치영화로 철저하게 진보적이다. ‘미국인들이여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쳐대는데 너무 설교적이어서 진보적인 기자가 보기에도 부담이 가고 거부감이 생긴다. 대사 위주의 영화인데 이상은 고매하지만 영화로서 극적 추진력과 이야기적 흥alt거리가 없어 재미가 없다. 시의에 맞기는 하지만 일반 관객을 불러들일 만한 요소가 결여됐다. 다만 볼 것이 있다면 레드포드와 탐 크루즈와 메릴 스트립이라는 세 수퍼스타의 모습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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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재스퍼(탐 크루즈·왼쪽)와 TV저널리스트 재닌(메릴 스트립)이 정치성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영화가 완전히 다른 세 얘기를 교차 묘사하면서 다루고 있는 점. 이 세 얘기는 물론 서로 보완적이기는 하나 세 개의 분리된 단편을 보는 듯 독자적으로 다뤄져 작품이 갖고 있는 정치적 뜻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 이 영화는 크루즈가 폴라 왜그너와 공동 사장직을 맡으면서 새로 활동을 시작한 UA의 첫 작품이기도 한데 흥행서 성공할 것 같지가 않다.
워싱턴 DC 베테런 TV 저널리스트 재닌 로스(스트립)가 젊고 막강한 실력파로 대통령을 꿈꾸는 공화당 상원의원 재스퍼 어빙(크루즈)을 단독 인터뷰하기 위해 의사당에 도착한다. 같은 날 아침 캘리포니아의 어느 대학의 교수 스티븐 맬리(레드포드)가 자기 방에 불려온 총명하나 삶과 공부에 성의가 없는 학생 타드(앤드루 가필드)에게 미국의 정치적 현실과 삶에 관해 일장 훈시를 한다.
이와 동시에 겨울 아프간 산악지대에 전략 요충지를 확보하기 위해 비밀리에 파송된 소수의 미군을 실은 미 군용기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2명의 젊은 미군 어네스트(마이클 페냐)와 에어리언(데릭 루크)이 수송기에서 추락한다. 어네스트와 에어리언은 스티븐의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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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대학교수 스티븐 역의 로버트 레드포드.>

영화는 미 정부의 ‘새 계획’을 독점 인터뷰식으로 재닌에게 설명하는 재스퍼와 미국의 실책을 추궁하는 재닌의 입씨름과 눈 덮인 산악지대에서 적과 대결하는 어네스트와 에어리언의 전투 그리고 왜 자신의 두 제자가 자원입대 했는지를 타드에게 설명해 주는 스티븐과 이를 반박하는 타드의 세 가지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되는 주제들은 우리가 이미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들은 것이어서 하나도 새로운 것이 없다. 그리고 영화는 아무런 해결책도 제공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끝난다. 무모한 희생과 현실에 굴복하는 언론 그리고 교수의 이상론이 그나마 답답한 미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세 배우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 특히 크루즈와 스트립의 대화 장면이 긴장감 있다. R.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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